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3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 가격협상'을 묻는 질문에 "현재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미국 내 공급이 우선이기 때문에 아마도 8월 이후 미국 외 국가에 대한 공급에 대해 협상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그 시기 이전까지도 국내에서 다른 대안도 준비되고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한꺼번에 정리를 해서 빠른 시간 안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의 회복기간을 30% 이상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에 이어 우리나라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특례수입을 승인한 상태다.
다만, 방역당국은 렘데시비르는 특정 요건에 해당하는 중증환자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국가 상황별로 협상이 다양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의 사용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중증 이상의 환자, 그것도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라든지, 중증 폐렴이라든지 등 코로나19 관련 여러 중증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약가 책정을 보게 되면, (투약으로) 감소할 수 있는 입원날짜를 갖고 하루에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용 대비 약가 책정이 이뤄졌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확인했다"며 "그런 식의 협상이라면 국가별, 상황별로 해당 제조사가 다양한 협상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상 과정에서) 그런 측면의 딜레마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협상과정에서 어떻게 전개될지는 단순히 구매력, 제약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세계적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국제적 공조흐름이 어떻게 될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