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M&A(인수합병) 마지막날인 29일, 이상직 의원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직원 수천명의 임금 체불 논란과 오너 일가의 주식 대금 의혹 등에 대해 책임을 지는 동시에, 제주항공이 약속한대로 인수작업을 서둘러줄 것을 촉구하는 셈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진 않았고, '사랑하는 이스타항공 가족여러분께'라는 편지를 통해 "이스타항공 창업자로서, 가족 회의를 열어 제 가족들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입장을 전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은 분신이나 다름없다"면서 "대기업이 국내 항공 시장을 독식하던 2007년, 국민을 위해 항공의 독과점을 깨고 저비용 항공시대를 열겠다"는 열정 하나로 이스타항공을 창업해 직원들과 함께 피와 땀, 눈물과 열정을 쏟았다"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자로서 번민과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며 "가족이 희생을 하더라도 회사를 살려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종구 대표이사는 이 의원의 입장문을 전한 뒤 "대주주가 회사를 포기하고 헌납까지 하게 된 상황에 회사를 대표해 송구함과 안타깝다"면서 "갈수록 회사가 어려워지고 있어 제주항공이 인수작업을 서둘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최 대표는 "국민의 항공료 부담 완화, 항공여행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해온 국내 LCC업계가 사면초가 위기에 놓여있다"면서 "함께 피땀흘려 일궈온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약 250억원의 임직원 체납 임금에 대해서도 이 의원 일가가 포기하는 지분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매각대금(545억 원)에서 약 100억 원을 낮추겠다는 입장도 변함없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 근로자 대표도 참석해 "창업주의 결정에 감사하고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코로나 19 속에서도 이스타항공의 발전을 위한 용단이라 여긴다. 이제는 제주항공이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과 인수체결만을 희망으로 버텨오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딜클로징을 미루고 있고 회사와 임직원 고통은 전가되고 있다"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떤 고통도 감내할 준비가 돼있다"며 제주항공측에 조속히 협상테이블에 나와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노조와는 아무것도 합의 되지 않았다"며 고성을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