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주말에도 힘겨루기…주호영 복귀 명분 만들까

민주당 "다음주 원구성 무조건 마무리"
통합당, 강경론 우세 속 고개 드는 현실론…"국방위 질의가 양보 최대치"
김종인, 구원투수 되나…다음주 주호영 원내대표 복귀 후 협상 재개 시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원구성 마무리를 위한 본회의가 19일 무산된 가운데 여야는 이번 주말에도 담판에 나선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다음주까지는 원구성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종인, 주호영 잠행 풀 구원투수?

연이은 단독 개원을 부담스러워 한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연기시키면서 여야 모두 시간은 벌었지만 묘책을 내놓진 못했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 중 11(여당):7(야당)이라는 '가합의안'을 고수하면서 초당적 협력만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말 사이 잠행 중인 자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찾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길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두 원내대표가 만나는 것 자체가 공기가 바뀐 상태에서 만나는 것"이라며 "통합당 측에서 등원 가능성을 높여놓고 만나는 것 아니면 뭐하러 만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8개 독식론은 아직까지 살아있는 카드"라며 "추경 일정 때문에 다음주까지는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 주 원내대표가 사실상 재신임됐고 안보정당으로서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위기인 상황에서 원내에 복귀할 명분은 충분하다고 보는 것.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하지만 통합당 내부 사정은 좀더 복잡하다. 당 일각에선 최근 연이은 북한 도발 등 안보위기를 감안해 외통위와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에만 복귀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원내 복귀와 함께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더라도 적절한 시점과 명분 없이 복귀할 경우, 21대 국회 내내 여당에 끌려 다닐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한 통합당 재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북한 현안 질의를 위해 일부 상임위로 들어가더라도 지금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대세"라며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은 여전히 거부한 채 국방위 등 일부 상임위에 위원들만 들어가서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방식 정도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말했다.

결국 마지막 열쇠는 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이 들고 있다. 그는 이날 통합당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주말이 지나고 주 원내대표가 다시 올라오게 되고 원구성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단 주 원내대표가 국회로 돌아온 이후 협상에 나서거나 원내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현실론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與는 압박, 野는 버티기…18개 독식론 가능성도 여전

통합당 김 위원장이 테슬라(Tesla·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실용적인 정당으로의 변화를 천명한 가운데 민주당이 이를 만족시킬 만한 유화책이 없는 것은 여전한 문제다.

민주당 협상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통합당 측에서 남북관계 등 복귀해야 할 당위론 외에 명분 하나를 더 요구할 것이라는 거라고 보면서도 "상임위 배정은 끝났다. 다음주까지 통합당이 달라지지 않으면 예산결산위원회까지 가져와야 한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다만 상임위를 다 가져오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도 큰 부담이기 때문에 여야 지도부와 박병석 국회의장이 원구성 합의의 얼개를 만들어 25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의장단의 한 관계자는 "통합당 몫 부의장 내정자인 정진석 의원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중진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화로 같이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고, 통합당 중진 의원도 "박병석 의장이 여야 간 의견을 잘 조율해서 김종인 위원장이 직접 주호영 원내대표를 데리고 올 수 있는 그림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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