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2년 축조된 옥구읍성 터가 파헤쳐지면서 전북 군산시는 즉시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현장 조사를 거쳐 문화재청에 보고했다. 이 양봉업자의 행위가 문화재 훼손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경찰 수사를 받을 처지에도 놓였다.
지난 16일 오후 찾아간 전북 군산시 옥구읍 상평향교길 서문지 현장은 가파른 경사로 깎여 있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곳은 경사가 비교적 완만했다. 성벽은 사라졌지만 그 터가 남아있는 곳 주변이 파헤쳐져 있었다.
사단법인 군산발전포럼 김경욱 부의장은 "지난 1일 옥구읍성 터 주변이 파헤쳐진 모습을 발견했다"며 "양봉업자가 양봉업을 하기 위해 굴삭기로 헤집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파헤쳐진 옥구읍성 주변에는 흙에 파묻힌 오래된 돌과 부서진 도자기 조각이 발견됐다. 특히 성벽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돌을 비롯해 주변 대나무 등이 대거 훼손됐다.
‘막무가내식 공사’였다. 해당 지역에선 허가 없이 현상 변경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양봉업자는 군산시의 허가 없이 해당 지역에 벌통과 컨테이너를 놓기 위해 현상 변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마쳤고 관련 내용을 문화재청에 보고한 상태”라며 “문화재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거쳐 대책을 마련하겠다. 문화재 훼손으로 확인되면 경찰 수사 의뢰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현재 옥구읍성을 체계적으로 관리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옥구읍성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주변에 있는 옥구향교 자천대와 대성전, 옥산서원은 전라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1422년(세종 4년) 축조된 옥구읍성이 운영될 당시 성안에는 객사와 내아, 동헌, 향교 등 주요 시설이 존재했다.
읍성이 폐성되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향교를 제외한 모든 시설이 훼손됐다.
옥구읍성은 문화유산이지만 문화재 지정은커녕 학계와 일반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17년 군산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 옥구읍성 발굴조사에서 성벽과 유물이 발견됐다.
김경욱 부의장은 "전북과 충남, 전남지역을 둘러보면 읍성 대부분이 문화재로 지정·보존되고 있다"면서 "하물며 군산은 있는 문화재도 지키지 못해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