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험 부정 속출…선택적 패스제 놓고 '시끌'

홍익대·서강대, 선택적 패스제 도입 결정
연세대 "절대평가 원칙 고수할 것"…총학, '연세대는 소통하라' 검색 총공

빈 강의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학 강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시험 부정행위 논란과 함께 평가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선택적 패스제 도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선택적 패스제'란 시험 성적이 공지된 이후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가져갈지 혹은 등급 표기 없이 '패스(Pass)'로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패스제를 선택하지 않으면 본래 성적을 그대로 받게 되고 선택하면 D학점 이상은 '패스'로 표기된다. 패스로 표기된 성적은 학점 계산에 반영되지 않고 해당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만 인정된다.

부정행위 의심 사례가 속출하면서 선택적 패스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최근 성균관대와 서울시립대, 서강대, 건국대 등에서 시험 부정행위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대 역시 부정행위 사례가 적발됐다. 지난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한 외국인 학생이 이번 학기 외국인 대상 한국어 강의의 온라인 시험과 과제 제출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당 학생은 친구의 과제를 베껴 제출하는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 목격됐다.

결국 서울대는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고 그 결과 부정행위 정황이 사실에 가깝다고 판단해 해당 학생에게 F 학점을 부여했다.


이러한 부정행위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홍익대는 대학에서 가장 먼저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을 확정했다. 학생들의 요구도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학교에 나오지 못했던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지 못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학기를 이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도 담겨있다.

서강대 역시 선택적 패스제를 택했다. 앞서 서강대는 기말고사를 비대면으로 치르되 절대평가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최근 한 수업에서 일부 학생들이 실습실에 모여 함께 시험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선을 바꿨다.

연세대는 학생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 8일 학교 측에 '학생 자율 선택적 패스/논패스(Pass/Non-pass) 제도' 도입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15일 해당 제도가 부정행위 문제의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며 지난 3월 결정한 대로 절대평가 원칙을 고수하기로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총의를 담은 총학생회의 요구안이 어떤 근거로 교육적인 견지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기각되었는지 보다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학생들은 '연세대는 소통하라'는 검색 키워드를 포털 실시간 검색으로 올리는 '검색 총공'을 펼쳤다.

물론 선택적 패스제가 최고의 대안이 아니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패스할 과목은 버리고 A+ 받을 과목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학점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선택적으로 성적이 잘 나온 과목은 놔두고 아닌 건 패스하는 등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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