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은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재검토를 지시했고, 결국 철회하고 질병관리청에 남기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논의한 끝에 이런 결론을 냈다. 회의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소속인 질병관리본부는 차관급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커지고, 감염병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 추가 지정돼 독자적 권한을 갖게 된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보건연구원, 즉 치료제나 백신 개발 상용화 등을 수행할 연구기능을 질병관리청 내에 존치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앞서 행정안전부가 질본청을 추진하면서 이 연구원을 복지부로 옮기겠다고 하자 전문가들은 거세게 반발했었다.
특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까지 "(질병관리청에) 연구조직과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며 에둘러 우려를 나타내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던 것이다.
아울러 당정청은 질병관리청 기능 확대에 맞춰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보강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정청은 "24시간 상황 관리를 통해 감염병 위기 대응을 상시화하고 관련 정보 수집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전략연구 등 정책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 방역과 지역 단위 질병관리 기능을 지원하는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현장 중심의 감염병 대응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보건연구원 소속 감염병연구센터를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해 감염병 감시부터 치료제와 백신개발, 민간시장 상용화 지원까지 전 과정을 질병관리청이 주관하게 했다.
아울러 당정청은 "보건의료와 연구분야의 연구개발(R&D) 수행 체계 개선을 위해 정책과 예산을 결정할 때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등이 함께 모여 논의할 수 있는 유기적인 협력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국무회의를 거친 뒤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