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야심차게 등장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구글글라스' 이후 주목할 만한 기기가 등장하지 않았던 AR글라스 시장에 속속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높은 가격과 안전 문제, 투박한 외형 등을 가졌던 1세대 AR글라스와 출시가 예정된 AR글라스들은 가벼운 무게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5G 상용화 이후 풍부해진 AR콘텐츠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달라졌는데 AR글라스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폼팩터(form factor‧제품의 구조화된 형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안경만 쓰면 360도로 펼쳐지는 AR세상
가격은 50만원선으로 전망된다. 엔리얼에서 기존에 공개한 AR글라스 가격이 499달러다. AR 기기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는 3500달러, 매직리프의 '매직리프 원'은 2300달러에 출시된 것과 비교하면 가격도 장점으로 꼽힌다.
12일 체험존에서 엔리얼 라이트를 사용해본 결과 일반 안경보다는 무거웠지만 HMD 등과 비교하면 피로감이 훨씬 적었고, 눈의 피로감도 크지 않았다. 다만 AR글라스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일부 영화와 게임 등으로 한정됐고, 스마트폰과 AR글라스를 무선이 아닌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유플러스 관계자는 "제품 정식 출시 전 이용 가능한 AR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AR글라스를 무선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스마트폰과 AR글라스 간 통신장비 등이 추가돼야 하는데 가격과 무게 등까지 감안하면 이를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AR글라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운전 중 내비게이션 정보를 제공하는 AR글라스 특허를 출원했다. 주행 중인 도로를 보여주고 차선 변경과 고속도로 위치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접이식 AR글라스 특허와 AR 글라스 디자인 특허도 냈었다.
SK텔레콤은 미국 AR글라스 업체 '매직리프'와 제휴를 맺었다. 향후 국내에 출시될 매직리프 AR기기에 대한 유통권 등을 확보했다.
◇애플·페이스북도 AR글라스 출시 준비
구글은 지난 4월 소형 프로젝터를 이용해 컴퓨터가 생성한 이미지를 사용자의 눈에 투사하는 안경인 '구글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2'를 공개했다.
페이스북도 이탈리아 안경업체 룩소티카와 함께 AR 글라스 '오리온'을 개발 중이고, 애플도 AR‧VR 관련기업인 아코니아홀로그래픽스, 넥스트VR을 인수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애플의 AR글라스는 올해 시험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AR글라스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VR 글라스와 달리 사용하기 편한데다 무게도 가벼워지고 있고, 5G 상용화와 최근 가속화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한 AR콘텐츠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2022년 AR 시장 규모가 약 900억 달러(우리돈 약 107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