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트럼프에 반기…시위진압 軍동원 거부

"시위진압 군동원은 마지막 수단…폭동진압법 지지안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소요사태와 관련해 군 투입 여부를 놓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에스퍼 장관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열고 시위 진압에 군 동원은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폭동진압법은 1807년에 제정된 법으로 소요사태 등이 발생한 경우 대통령이 군을 동원할 수 있도록 권한 부여를 명시한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전 주(州) 차원에서 시위 진압이 안 되면 군을 동원하겠다며 폭동진압법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따라서 이날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명백히 다른 내용이다.

에스퍼 장관은 이미 전날 NBC에 출연해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따라서 이날 브리핑까지 열고 재차 강조한 것은 실언이 아닌 자신의 소신임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지는 마지막 수단으로만,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군 동원 생각을 접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따라서 대통령의 군 동원 계획을 백지화하기 위해 국방장관이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관측이 물려서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주요 언론들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이날 매우 비중있게 다루면서 두 사람간 소요사태를 놓고 갈등이 노정됐다고 보도했다.

일부는 두 사람이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앞선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한 백악관 대변인의 논평 역시 의미심장하다.

케일리 매커네리 대변인은 이날 이와 관련된 질문에대해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면서도 "대통령의 신뢰를 잃게 되면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틀 전 경찰이 최루탄을 쏴 평화로웠던 시위대를 해산시킨 길을 따라서 도착한 교회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 찍는 포퍼먼스를 연출한 행위를 놓고도 "포토 타임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뼈있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대해서도 "끔찍한 범죄"라는 인식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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