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영언론들은 연일 미국의 이중잣대를 비난하고 있고 온라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미국의 시위는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즈는 3일자 신문 1면에 미군 헌병들이 백악관 앞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사진을 큼지막하게 실었다.
그리고 사이드 톱으로 미국 관리들이 혼란에 빠진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에 수천 명의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를 제한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의 기술력이 급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은 헛수고가 될 것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신화통신과 CCTV, 신경보 등도 이날 미국 시위 상황을 자세하게 전했고, 중국 최대의 검색사이트 바이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지사들과의 통화 내용이 제일 뜨거운 뉴스에 올랐다.
미국의 시위는 홍콩보안법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3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등 중국의 보안법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중국 관련 '빅마우스'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폼페이 국무장관의 중국 관련 언급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제한 조치를 발표한 것은 홍콩에 보안법을 도입하기로 한 중국 정부의 방침에 대한 경고임에는 틀림없다.
4일은 티엔안먼시위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홍콩에서는 해마다 6월4일에는 티엔안먼 희생자들을 기리는 집회가 열렸는데 올해 집회는 1990년에 처음 시작된 이후 가장 힘든 여건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이 일찌감치 금지를 통보한 데다 미국의 정치인과 언론들도 국내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져 홍콩의 6·4집회에 관심을 갖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