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이 할머니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윤 당선인의 공식 입장 표명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후 무려 11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에게 배신자가 돼있는데 사실은 1992년부터 30년을 같이 해왔다"며 "30년 세월을 할머니와 소통하지 못했고 배신자라 느낄 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한건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과 25일 두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과 윤 당선인의 운동 방식 및 기부금 이용 문제 등을 폭로했다.
윤 당선인은 아울러 지난 2012년 이 할머니의 제19대 총선 비례대표 출마를 만류한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 정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냥 할머니가 진짜로 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았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여서 말씀을 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가 요구한 '의원직 사퇴'에 대해선 "그동안 미숙한 점이 있었다. 또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향후 의원직 수행 및 위안부 해결 활동과 관련해서는 "할머니가 제안한 말씀 경청해 새겨서 반영하겠다"며 "할머니 말씀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 증오를 키우지 않고 미래세대 역사교육을 시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수, 김복동 등 할머니들이 수요집회에서 목소리를 낸 것은 증오를 키운 것이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 만들고 싶어한 것"이라며 "미래세대 교육, 한일 청소년 교류는 국회와 일본 시민사회, 정부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다. 제 삶 속에서 슬기롭게 지혜를 내서 국민과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조만간 이 할머니를 찾아갈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머니께 용서를 구할 생각이다. 할머니가 만나주신다면"이라는 말을 남긴 채 준비된 차량에 올라타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