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집단감염, 이태원보다 심각... 2~3주 위기 견뎌야"

쿠팡 물류센터, 생활방역 지침 제대로 안지켜
이태원發 감염에서 이어진 것, 더 심각한 상황
일일 알바 많은 물류센터, 역학조사 쉽지 않아
수도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다시 시작해야
배송된 택배상자로 감염될 가능성 거의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결국 확진자 수가 어젯밤 11시 기준으로 96명까지 늘었습니다. 제가 앞서도 설명을 드렸습니다마는 이 쿠팡의 최초 감염자도 이태원 클럽 다녀온 그 인천 강사한테 옮은 거예요. 인천 강사가 제자한테 옮기고 그 제자가 코인 노래방 가고 그 노래방에서 옮은 택시기사가 주말에 투잡으로 사진사를 하면서 돌잔치를 갔거든요. 그 돌잔치에서 옮은 쿠팡 직원이 쿠팡으로 돌아와서 근무를 한 거죠. 그런데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은 참 여러 명한테 전파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왜 쿠팡에서만 유독 이렇게 옮았는가. 지금 사정을 조사하다 보니까 그럴 만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를 모시고 얘기를 좀 하나하나 풀어가보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 스튜디오로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교수님.

◆ 엄중식>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제 쿠팡 얘기를 전할 때만 해도 거기의 내부 환경이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었거든요. 제가 하나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마는 일단 그 내부환경 얘기 들으시고 교수님은 어떠셨어요?

◆ 엄중식> 그러니까 우리 코로나19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좀 폭발적으로 유행하거나 아니면 클러스터 형태로 유행이 발생한 곳의 특징을 보면 거의 똑같습니다, 환경이. 그러니까 좁고 밀폐된 환경. 또 접촉이 반복적이고 강하게 이루어지는 환경. 결국 감염병의 전파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이나 어떤 문화를 구축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곳은 예외 없이 다 건드리고 가고 있다라는 점이고요. 그래서 이 보도에 나온 부분이나 역학조사에서 확인한 부분을 보면 우리가 생활방역 지침이라고 나온 여러 가지 중에서 개인 간의 신체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그리고 아프면 3, 4일 쉬기. 이런 지침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라는 게 보이고 있거든요.

◇ 김현정> 이 부천 쿠팡 물류센터는 냉동 물류센터였어요. 그러니까 영하 20도로 내려가는 추운 곳이기 때문에 방한복을 꼭 입어야 되는 곳이었습니다. 방한모자 쓰고 방한신발 신고 들어가야 되는 곳인데 그걸 모두 같이 썼다는 겁니다. 방한복, 방한신발, 지금 모자 할 것 없이 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확진자가 발생한 그날에도 오후부터는 정상 출근이 이루어졌대요. 그런데 오후 출근자들은 오전에 확진자가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출근했답니다. 그러니까 오전에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 방역을 했겠죠. 소독약 뿌리고. 그럼 보통 그러고 나서 하루 정도는 쉬거든요. 그게 방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그런 거죠, 교수님?

◆ 엄중식> 네, 그렇습니다. 일단 환경이 충분히 바이러스로부터 깨끗해져야지만 안전하게 근무를 할 수 있다라는 점이고요.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 이 확진자로부터 오염된 환경이 어디까지이고 또 접촉한,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어떻게 근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을 해야지만 또 다른 접촉과 전파를 막아낼 수 있는데 그런 과정 없이 그대로 출근을 했다면 기업의 대응체계에도 완전히 문제가 있는 거죠.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27일 경기도 부천시 종합운동장 외부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셋째 쿠팡에는 일일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상당히 많았답니다. 그러니까 하루짜리 아르바이트를 신청해서 오늘은 부천 쿠팡, 내일은 고양 쿠팡. 이런 식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대요. 이렇게 일일 알바가 많았다는 사실이 상당히 우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제가 세 가지 정도 말씀드렸어요.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 엄중식> 지금 마지막에 말씀하신 부분도 상당한 불안요소가 되겠습니다. 실제로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분들이 파견업체죠. 그러니까 계약직이든 아니면 일일직이든 간에 파견업체를 통해서 물류센터뿐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직군에 파견을 나가서 일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굉장히 넓은 범위에 여러 사회의 구성 부분에 다 지금 퍼져나가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기 때문에 또 역학조사나 또 전파의 범위를 측정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세 가지 짚은 것 중에 첫 번째로 다시 한 번 돌아가볼게요. 옷이며 신발이며 모자며 다 같이 공용으로 썼다는 건데 이렇게 일일 아르바이트도 많이 오고 이러는 상황에서 다 하나씩 전담으로 줄 수는 없었겠죠. 그렇지만 이거를 살균을 잘하면 됐는데 지금 증언으로 나오는 걸 보면 '냄새가 나서' 그러니까 바이러스는 차치하고 '냄새가 나서 입으면 구토가 날 정도였어요'라는 얘기까지 나오거든요.

◆ 엄중식> 네, 바이러스 자체가 분리된 것만으로도, 실제로 이런 병원에서는 린넨이라는 쓰는데요. 이런 천으로 되거나 아니면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여러 가지 물품들이 전혀 관리되지 않았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반복적으로 사용을 하면서 또 접촉을 통해서 전파가 이루어졌다라는 뜻이고요. 또 이런 의류가 오염이 됐다라는 것은 결국 작업환경 전체가 이 표면 환경들은 다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매우 많고 그 이유는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손 위생을 적절하게 하지 않았다라는 그런 이유도 되겠습니다.

◇ 김현정> 마스크를 안 썼으니까 또 손에 옮아서 옷에 옮고 신발에 옮고.

◆ 엄중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육체노동이기 때문에 '힘들어서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는 증언도 지금 나오고 있죠.

◆ 엄중식> 네. 그러니까 이게 결국 저희가 생활방역으로 넘어갈 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자주 했는데요. 그게 다 이런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직장이나 어떤 형태로든 사회 조직들이 이런 생활방역으로 넘어갈 때는 감염병의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 그런 환경이나 어떤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가야 되는데 대표적으로 쿠팡 물류센터 같은 곳이 지금 와서 보니까 전혀 그런 준비를 안 한 거죠.

◇ 김현정> 신발은 살균기가 있었대요. 신발 하나. 그런데 '그 살균기의 코드가 뽑혀 있었다. 그 살균기에 전원에 불 들어와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지금 직원들 단톡방에 이런 내용들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 엄중식> 이런 부분들을 직원들이 스스로 개인이 다 알아서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결국은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줘야 되는데 그런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거죠.

◇ 김현정> 지금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터지고 있고 또 쿠팡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평일에는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투잡 뛰던 분들, 정말 열심히 사는 분들인데 또 우리나라 최대 콜센터에서 감염이 되는 상황, 어떻게 보세요?

◆ 엄중식> 그러니까 이게 우리 사회 취약한 부분들을 결국 또 다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안정적인 어떤 노동 환경, 근로환경 같은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렇게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이런 것들조차도 전국적인 어떤 전파의 위험요인이 되고 또 방역 입장에서도 관리하기 어려운 영역이 되는 거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다 하나씩 고쳐 나가야지만 이 코로나19의 장기전에 우리가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태원 클럽발 감염, 가장 최근에 터졌던 집단감염인데 이태원 클럽발 감염도 굉장히 저희가 넓게 퍼질까 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마는 그래도 이 정도 수준에서 멈췄거든요. 대구 신천지처럼 가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쿠팡은 그럼 이태원 클럽발과 비교했을 때 더 심각할 거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그 정도 수준에서 멈출 거라고 보십니까? 어떻게 전망하세요?

◆ 엄중식> 더 심각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그런데 이태원 클럽 중심으로의 유행과 이번 쿠팡 물류센터의 유행이 따로 떨어진 게 아닙니다. 결국에는 이태원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행이 1차적인 유행이라고 하면 여기서 아직까지도 확인되지 않은 방문자들 그리고 확인된 확진자들과의 전파 과정에서 이게 이제 흔히 말하는 세컨드 웨이브, 두 번째 유행파가 온 거거든요.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이한형기자


◇ 김현정> 두 번째 큰 파도가 온 거예요? 쿠팡에서.


◆ 엄중식> 보통 첫 번째 유행 이후에 두 번째 유행이 올 때 접촉자가 워낙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확진자들이 나오는 게 통상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물류센터 관련된 유행은 경기 남부지역과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훨씬 더 많은 확진자가 당분간 나올 가능성이 많고 잘 정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2, 3주는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부천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로 돌아갔어요. 일단 정부는 적어도 어제까지의 입장은 '이렇게 됐다고 해서 전체가 혹은 수도권이 즉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인데. 교수님 개인 생각으로는 어떻게 보세요?

◆ 엄중식> 우리가 코로나19의 초기 방역에 상당히 성공적인 그런 결과물을 만들면서 정부가 K방역이라는 얘기를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 K방역의 요체가 뭐냐라고 하면 방역 일선에 있었던 여러 분들 그리고 의료진들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로 뼈를 갈아넣는다라는 표현을 할 정도의 헌신적인 그런 노력과 함께 또 하나가 뭐냐 하면 한 박자 빠른 대응이었거든요. 그리고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대응하자. 이렇게 정부에서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강력한 대응을 하는 것이 방역의 성공인데 지금은 그 감각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우리가 좀 더 한 박자 빠르고 강력한 대응을 해야지만 전파의 고리를 끊을 수가 있거든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가 3월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할 수 있었던 게 2월 중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서 준비작업을 거쳐서 3월 달부터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루어졌고 그 과정을 통해서 대구, 경북의 대유행을 끊어냈거든요.

◇ 김현정> 그 말씀은 '자, 내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입니다. 땡'한다고 해서 바로 막 그게 되는 게 아니라.

◆ 엄중식> 절대 그렇게 안 되죠.

◇ 김현정> 시동 거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 엄중식> 개인도 시간이 필요하고 사회조직들, 기업들도 다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로 넘어갈 때는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작을 해도 1~2주는 걸리고 1~2주 후에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상태에서 2주가 지나야지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지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어도 수도권부터는 시작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즉각, 최소한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들어가자. 지금부터 땡 하고 시작해도 시동 거는 데 1~2주 걸린다' 개인들이 시동 걸고 이렇게 전체가 다 하나가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 엄중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마음 같아서는 전국이 다 해야 된다고 보세요, 혹시?

◆ 엄중식> 전국이 다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합니다. 그렇지만 위험도 평가나 이런 것을 보면 지역적으로 아직 안전한 곳이 있습니다. 이런 데까지 희생을 시키기는 어렵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또 비대면 쇼핑들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이 물류를 통한 감염, 괜찮은가. 내 택배 괜찮은가' 쉽게 말해서 이 걱정들을 하세요. 어떻습니까?

◆ 엄중식> 배송되는 그런 배송품의 상황을 보면 보통 비교적 표면의 재질이 단단하면서 건조한 환경의 그런 재질이 된 것으로 배송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바이러스를 포함한 비말이나 포말 같은 것들이 건조한 환경에서는 장기간 생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배송과정이라는 게 적어도 하루 이틀이 걸리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특히 배송 직원들이 마스크 착용이나 장갑 착용 같은 기본적인 지침을 지키고 배송을 한다면 거의 가능성이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교수님, 왼쪽에 찬 배지요. 그게 뭐냐는 질문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 엄중식> ‘덕분에’ 배지입니다. 그러니까 의료진의 수고에 감사하다라는 뜻을 표현하는 건데 저는 같은 의료진이지만 지금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다른 의사, 간호사, 병원 직원들에 대한 감사, 사랑의 표시로 저도 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엄지 척하는 ‘덕분에’ 표시군요. 배지가 아름답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나누죠. 고맙습니다.

◆ 엄중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천대학교 엄중식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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