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6000만원, 추징금 941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의 범햄으로 군 사법체계의 공정성과 청렴성, 일반사회의 신뢰를 훼손해 군 법무관의 자긍심에 상처가 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법원장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군납 식품가공업체 M사 대표 등으로부터 621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M사는 군납 과정에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로 이 전 법원장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법원장은 뇌물을 받을 때 지인과 친족들 명의의 차명계좌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M사 대표로부터 매달 100만원씩 4년 동안 총 3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법원장은 "돈을 빌린 것일 뿐이고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이 초범이고 장기간 군 법무관직을 성실하게 이행해온 점, 이 사건으로 파면 처분된 점,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 전 법원장은 1995년 군 법무관으로 임관해 국군기무사령부 법무실장, 고등군사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지난 2018년 12월 군 최고 사법기관 수장인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취임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파면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