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서 미래 찾는 홍콩인들

조슈아 웡 "언젠가 오늘의 한국이, 오늘의 광주가, 내일의 홍콩이 되길"
홍콩인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40년 전 광주와 홍콩 동일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왼쪽)과 홍콩시위 상황(사진=트위터 캡처)
"어떤 이는 오늘의 홍콩이 40년 전 광주와 같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현재 한국 국민들은 직접 대통령을 뽑을 수 있고, 민주적인 정치 제도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 국민들이 앞으로도 홍콩을 지지해 주시기를 바라며 언젠가 오늘의 대한민국이, 오늘의 광주가, 내일의 홍콩이 되기를. 또 언젠가는 홍콩도 한국처럼 그리고 광주처럼, 지금 2020년처럼 자유와 민주를 얻을 수 있기를."(조슈아 웡)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반중 시위의 상징적 인물인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최근 촬영한 영상이 화제다.

그는 영상에서 40년 전 5·18 광주민주화운동 상황과 홍콩의 현재를 동일시하며 "한국 국민들이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잊지 않길 바라며 홍콩을 포함한 다른 국가, 지역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웡 비서장 이외에 '범죄인 인도법안(개정안)을 막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여러 홍콩 시민들도 SNS를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당시 사진을 첨부해 올리며, 한국어 등으로 '자국의 사태를 침묵하지 말아달라'고 국제적 호소를 이어갔다.

홍콩인들은 SNS에서 "오늘은 5·18 40주년이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도 광주와 같이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1980년 광주항쟁에 대해 알고 있나. 홍콩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전세계는 폭정이 아닌 자유와 민주주의를 따른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홍콩의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 "광주에서 위르겐 힌츠페터가 그랬던 것처럼 홍콩의 진실을 세상에 알려달라" 등의 글을 쓰며 광주항쟁의 정신을 기렸다.

(사진=트위터 캡처)
AFP 통신도 17일 186만 팔로워를 보유한 공식 트위터 계정에 'Trauma endures of South Korea's Gwangju Uprising(광주항쟁의 정신적 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남편을 잃은 최정자씨의 사연을 전하며 "한국의 군사독재 정권이 수백명의 시민들을 죽이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짓밟은 것은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의 정신에 타들어 가는 흉터로 남았다"고 썼다.

이 기사를 통해 알려진 역사적 사실은 여러 SNS에 공유되며 현재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에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사진과 2019년 홍콩시위대의 사진을 이어 붙여 비교한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사진을 보면 5·18 당시 계엄군이 광주 시민을 곤봉으로 때리고 군화발로 짓밟는 모습과 홍콩 경찰이 시민들을 곤봉과 방패로 때리는 장면이 매우 닮아있다.

사진과 함께 홍콩시민들이 홍콩시위 현장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한국어로 부르는 영상도 올라왔다.

이 영상은 지난해 6월 15일 촬영된 것으로 홍콩 도심 차터가든 공원에서 주최 측 추산 6천여 명의 어머니들이 모여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고, 6월 12일 시위 때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던 상황을 담고 있다. 당시 어머니들은 집회에서 촛불 대신 플래시를 깜빡거리며 "어머니는 강하다", "우리 아이에게 쏘지 말라", "백색테러 중단하라" 등을 외쳤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한 어머니가 기타를 들고 무대에 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이 노래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다.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 등을 본 홍콩인들은 이 노래에 대해 잘 알 것"이라며 "2017년 100만 명의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할 때 이 노래를 불렀다. '우산 행진곡'으로 노래를 바꿔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의 전반부는 광둥어, 후반부는 한국어로 불렀고 수천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플래시를 깜빡거리며 박수를 보냈다.

(사진=트위터 캡처)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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