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생활속 거리두기'로 예년보다 추모객 수는 줄었지만 기념일이 임박하면서 어느 해 못지 않은 추모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실제 이날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를 통해 단체로 추모 예약을 한 경우가 30팀에 달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9일에는 6팀에 불과했다. 추모객들은 이날 초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추모객들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추모탑까지 줄지어 이동했다. 이들은 숙연한 표정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5월영령들을 위해 헌화·분향했다. 이어 묘소를 둘러보며 5월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대학생 광주역사 기획단 회원 20여명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18 해설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 눈시울을 붉히는 등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를 체험했다.
5·18 유가족들의 발길도 이날 이어졌다. 40주년 5·18기념식이 옛 전남도청에서 치러지는 만큼 기념일에 앞서 가족이 잠들어있는 국립묘지를 찾은 것이다.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최후까지 항쟁하다 숨진 문재학(17)군의 어머니 김길자(81)씨는 이날 아들의 묘소를 찾았다. 한참 동안 아들 묘소 옆에서 앉아있던 김씨는 아들 생각에 잠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씨는 "5·18이 벌써 40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 등 밝혀진 사실이 하나도 없어 아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보성에 사는 서삼진(62)씨도 이날 국립 5·18민주 묘지를 찾아 "친형은 5·18 당시 계엄군에 붙잡혀 모진 고초를 겪고 평생 후유증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며 "형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이제는 진상규명이 하루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