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 '금배지' 역대 최다…警 목소리 커질까

21대 국회 입성 경찰 출신 당선인 총 9명
수사권조정, 공수처 후속조치 경찰 힘 실릴듯
향후 중심은 '경찰개혁'…논의 방향 주목
검사 출신 당선인 15명, 치열한 힘 겨루기?

(사진=자료사진)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경찰 출신 당선인들이 역대 최다인 '9명'을 기록하면서 경찰 목소리가 커질지 주목된다. 경찰 내에선 검경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 후속 조치 및 여러 입법과 예산 측면에서 힘이 실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이 화두였던 20대 국회와 달리, 21대 국회에서는 '경찰개혁'으로 주제가 옮겨갈 것으로 보여 경찰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경찰 출신 의원들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는 셈이다.

다만 견제 위치에 서 있는 검찰 출신 의원들은 '15명'으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많아, 치열한 '검경 대리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출신 금배지 9명…檢 개혁 고삐 다시 쥐나

4·15 총선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금배지를 단 경찰 출신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대전 중구),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충북 증평·진천·음성), 미래통합당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대구 달서병), 서범수 전 경기북부경찰청장(울산 울주) 등 4명이다.

경찰 출신으로 통합당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은 재선에 성공했으며, 통합당 윤재옥(대구 달서을),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비례)은 3선을 달성했다.

모두 9명이 21대 국회에서 활동하게 된 것으로, 역대 최다다. 경찰 출신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 2명, 18대 1명, 19대 4명, 20대 8명을 기록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경찰 내에선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라며 "일단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관련 입법을 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사는 역시 '수사권 조정'에 쏠린다. 이중 핵심인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공수처법, 검경수사권조정법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공수처는 처장 임명과 설립 준비 등이, 검경수사권조정은 청와대에서 하위법령 등 후속 작업이 남았다. '각론'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황운하·임호선 당선인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출신의 황 당선인은 '검찰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다. 임 당선인 역시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 경찰 내 '기획통'으로 활동하며 국회에 경찰청을 대표해 출석하기도 했다.

황 당선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권 조정법안은 아직도 여러가지로 미흡해 검찰개혁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사실상 여전히 검사들이 수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찰 조직에서 수사권을 분리시키는 후속 작업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의 핵심은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해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고 검찰은 부패 범죄 등 중요 범죄로 수사를 제한해 양 기관 간에 '견제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권을 더욱 줄이고 기소 전담 기관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수처의 경우 설립에 있어 검찰 견제 기능을 확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 당선인은 "지금부터가 진정한 개혁의 시간"이라며 "공수처의 경우 검찰개혁이라는 측면에서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갖춰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공직자 범죄 전담 수사 기구인 공수처는 오는 7월 15일 출범 예정이다. 처장 추천위원회는 7명(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변협회장, 여야 각 2명씩 등)으로 구성된다. 검찰개혁 의미를 살리는 초대처장 임명부터가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권은희 의원의 경우 공수처의 부패 범죄 수사 효율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보완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자신이 발의한 공수처법이 있는 만큼, 국회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논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제 '경찰개혁'의 시간…검사 출신 당선자는 15명

21대 국회에서는 '검찰개혁' 뿐만 아니라 '경찰개혁'이 중요해짐에 따라 경찰은 정치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검찰과 경찰 개혁은 하나의 세트처럼 움직이는 것"이라며 다음 과제로 경찰개혁을 지목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의 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개혁 드라이브로 인해 상대적으로 '권력 비대화' 눈총을 받을 수 있는 경찰 입장에서는 경찰개혁의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20일 "경찰 개혁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빨리 국회 심사가 이뤄져 제도적 개혁으로 완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개혁의 핵심은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는 자치경찰제, 경찰청장 지휘로부터 독립된 국가수사본부 설치, 정보경찰 폐지 등이 꼽힌다. 아직까지 논의는 지지부진하지만 21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경찰에서는 경찰 출신 의원들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조직의 이해도가 높은 만큼 경찰개혁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밖에 수사권 조정과 개혁에 따른 후속조치를 위해 예산 확보에도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예산 확보나 바람직한 경찰개혁에 있어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21대 국회에 입성하는 검사 출신 당선인이 15명으로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은 치열한 '힘 겨루기'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통합당 초선인 김웅 당선인은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역임하며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았다.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에 '대척점'에 서 있는 셈이다.

한편 의원들은 각 정당 소속인 만큼, '당론'에 배치되는 행보를 쉽게 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자리한다.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를 관철시켰지만 통합당은 수사권 조정에는 공감하면서도 공수처는 결사반대한 바 있다. 같은 출신이라도 당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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