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놈이 온다'…세계음원1위 국내상륙설에 시장 '술렁'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플랫폼 스포티파이, 국내 서비스 물밑 작업
업계 1‧2위 멜론‧지니뮤직, 플레이리스트에 신기술 적용하며 시장 다지기
업계 3‧4위 플로‧바이브, 실시간 차트 폐지‧음원 정산방식 변화 꾀하며 시장 흔들기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국내 진출 움직임에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음원시장을 장악해온 선발주자들은 서비스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며 혹시 모를 이용자 이탈에 대비하고 있고, 후발주자들은 음원 서비스 시장의 공식을 깨며 새로운 시장 판도를 짜려는 모양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올해 초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에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스포티파이는 저작권 신탁업체와 음원저작권 배분 협상 등 국내 서비스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멜론, 지니 (사진=멜론, 지니 제공)
◇ 플로, 실시간 차트 폐지…바이브, 새로운 음원 정산 방식 도입

월간사용자수(MAU) 전 세계 2억7천만 명을 넘는 음원 공룡의 국내 상륙 소식에 국내 서비스 업체들은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발주자들보다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하다. 스포티파이가 가져올 충격을 계기로 1·2위 업체가 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판'을 뒤엎어 보겠다는 것이다.

국내 음원 시장의 주류는 인기차트와 비례배분 위주의 생태계다. 플레이리스트는 재생 횟수가 높은 음원을 순서대로 화면에 보여주고, 음원정산은 전체 이용자가 지불한 모든 금액을 합산한 뒤 곡별 재생횟수에 따라 저작권자들에게 나눠서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은 이런 생태계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업계 3위(코리안클릭 2월 기준 17.8%)인 SK텔레콤의 음원 서비스 플랫폼 '플로'는 지난달 1시간 단위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한데 이어 최근 이용자 개인화 차트를 공개했다. 이용자의 재생 이력과 선호를 반영한 차트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뮤직'(3.3%)과 통합한 업계 4위 '바이브'(4.9%)는 새로운 음원 정산 방식을 갖고 나왔다. 개인 이용자가 지불한 음원 금액을 개인의 월별 재생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설정하고 개인의 재생횟수를 곱해 저작권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음원 수익을 단순히 재생횟수 총합에 따라 줄 세우는 기존 음원정산방식(비례배분)과 달리 이용자가가 내는 음원금액이 온전히 저작권에게 가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멜론, 지니 제공)
◇ 멜론, AI 경진대회 열어 음원 추천 기술 업그레이드…지니뮤직, 플레이리스트 자동생성 기술 도입

스포티파이 국내 진출을 계기로 시장을 흔들고자 하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에 선발주자들도 대응에 나섰다.

업계 1위(38.6%)인 카카오의 음원 서비스 '멜론'은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음원을 추천하는 스포티파이에 맞선 새로운 음원 추천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는 오는 27일부터 90일간 진행되는 AI 경진대회 '카카오 아레나'의 주제를 '멜론 플레이리스트 예측과 추천'으로 정했다. 카카오는 AI 경진대회의 결과물을 활용해 좀 더 정교하게 사용자 취향에 맞는 음악을 분석, 추천하는 기술을 멜론에 적용할 예정이다.

KT의 음원 서비스인 '지니뮤직'(25.7%)도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다. KT는 이미지에서 문자를 인식해 추출하는 광학문자인식 기술을 지니뮤직에 도입했다. 다른 음악 플랫폼에서 사용하던 플레이리스트를 캡쳐해 업로드하면 문자로 인식해 지니뮤직에 자동 생성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스포티파이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국내에 진출한 애플뮤직은 진출 초기 업계를 긴장시켰지만 풍성한 해외 음원에 비해 부실한 국내 음원으로 국내 사용자들에게 외면 받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스포티파이 접속이 차단돼 있지만 VPN(가상사설망)을 우회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스포티파이가 국내 음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어떤 가격 정책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국내 시장 판도가 달라지겠지만 글로벌 1위 사업자의 저력이 있기 때문에 국내 사업자들이 제대로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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