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 '입국자 자가격리'가 관건?

정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했지만 2주 뒤도 낙관 어려워
희망 찾기 어려운 국내 감염…해외 상황 악화로 확진자 유입도 계속 늘어
모든 입국자 의무 격리, 2주 간 잠복기 무사히 보내면 2차 전파 위험 크게 감소 기대
"입국자 격리 관리가 제일 중요…시민들도 위생수칙·거리두기 적극 동참해야"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한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 시행 첫 날인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개방형 선별진료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좀처럼 줄지 않는 코로나19 환자 증가세를 잡기 위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가운데, 입국자 격리 조치의 성과가 사회적 거리두기 성패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4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오는 19일까지 2주일 추가 연장했다.

이와 함께 '매일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 '감염경로 불확실 환자 비중 5% 이하로 감소', '치료 중 환자 수 절반 감소' 등 구체적인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애초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한 배경이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내외에서 좀처럼 줄지 않았기 때문이어서 2주 뒤의 목표 달성 여부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림대 성심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했지만, 2주일 뒤 종료하기로 못박은 것도, 신규 확진자를 50명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정한 것도 앞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모험'"이라며 "전 세계의 상황이 악화되는데 우리만 괜찮아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지점은 해외 환자 유입 추이다. 비교적 뚜렷한 전환점을 찾기 어려운 국내 감염과 달리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는 최근 정부가 잇달아 '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를 격리시키면서 매일 7천여명을 훌쩍 넘었던 입국자 규모는 단기체류 입국자를 중심으로 6천여명대로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자연스레 입국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에 검역 과정에서 발견되는 해외 유입 환자의 증가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5일 닷새 동안 신규 해외 유입 확진자는 1일 평균 36.4명, 요일·입국자의 국적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바로 직전인 지난 달 27일~31일 닷새의 28.2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방호복을 입은 이용객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다만 입국자를 전원격리한 지난 1일로부터 2주 간의 잠복기를 무사히 보낸다면 방역당국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어서 역시 2주 뒤인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유입 환자 수 자체는 변하지 않더라도, 지역사회에서 뒤늦게 해외 유입 환자를 찾아내는 대신 격리 상태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그만큼 2차 전파 위험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례들은 증가할 수 있겠지만, 방역당국의 통제 하에서 확진되고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부분들이 대부분 차단된다"며 "방역당국의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해외유입 확진자들이 나타난다면 생활방역으로의 전환 등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러한 희망 섞인 전망은 입국자들이 당국의 격리 지침을 철저히 따라야 가능한 일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최원석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상황이 안정될수록 입국자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입국자 관리는 외국 상황과 관련된 일이어서 외국 발생 양상이 안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깨지지 않게 잘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자가격리가 잘 이뤄진다면 입국한 환자를 통해 일어날 2차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는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내 감염도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해외입국자 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위생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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