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SNS를 중심으로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는 유행어가 급속도로 퍼졌다. 코로나19의 별칭과 같은 이 단어는 바이러스가 56세~74세 사이 '베이비부머' 세대를 제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1965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미국 경제 호황기를 누리면서 다양한 사회·문화운동을 주도했다.
미국 시사일간지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부머 리무버'는 트위터에서만 6만 5천개 이상 쓰였다. 10대들이 가장 많이 썼고, 청년들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 단어를 공유했다. 결국 이 단어는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까지 올랐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부머 리무버'에는 코로나19 가 고령자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하는 기득권층에 대한 '풍자'나 '조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부머 리무버'를 사용하는 1030은 청년들을 무시해왔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부메랑'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득권 유지를 위한 이들의 잘못된 정치적 선택이 청년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데 동의했다.
이 같은 용어의 보편적 사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부머 리무버'가 엄연히 존재하는 또 다른 세대에 대한 차별과 혐오이며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언론은 '부머 리무버'라는 단어가 출현하게 된 원인에 주목하며 코로나19를 계기로 경기 불황 속에서 불안한 삶을 이어 온 청년 세대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6일 기사를 통해 "'부머 리무버'는 사회의 일반적인 공감 부족 현상일 수도 있지만 청년 세대가 기성 세대에 가지고 있는 정치적 분노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대다수 청년 세대는 기성 세대가 무분별한 자본주의를 지지해 코로나19 확산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스위크 또한 "'부머 리무버'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청년 세대와 관련해 보수적인 정치를 지지한 불행한 결과일 수도 있다. 아니면 환경이나 사회 구조에 피해를 미친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 옹호자들은 청년들의 의존성을 비판하기 위해 그런 유행어들을 자주 사용하곤 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