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3일 긴급회의 뒤 가진 브리핑에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6개월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코넥스시장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한도가 확대되고, 증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 담보주식 반대 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신용융자 담보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면제된다.
국내에서 주식 공매도가 금지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두 차례 시행된 적이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완전히 해제된 2013년 11월 14일 이후로 공매도 금지가 취해지는 건 6년 4개월 만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내게 된다.
특히 폭락장에서 공매도 세력은 하락을 더욱 조장해 주식시장에 대혼란을 가져다 주는 주범이다. 실제 최근 코로나 19 국면에서 공매도 세력이 활개를 치면서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전날 주식 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1일보다 27.6% 증가한 1조854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최근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국제유가 급락으로 주가가 폭락을 이어가면서 '공매도 금지'를 요구해 온 투자자들과 시민단체의 원성이 컸다.
실제 시장은 금융위의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날과 이날 계속 곤두박질 치며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되는 등 금융위의 대책이 전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금융위의 공매도 한시적 전면금지 대책 발표에 대해 "너무 늦은 대책이다. 공매도 세력이 탈출할 기회를 이미 내 준 뒤"라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이미 10년전보다 떨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제 조치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시간을 다 벌어주며 공매도 세력의 퇴로까지 다 열어줬다"며 "벌써 작년 한일 무역분쟁 때부터 폭락 조짐이 보였고, 올 2월 대차잔고가 70조원이나 되는 등 지금의 사태가 예고 됐지만 나온 대책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일부 강화뿐이었고 그 결과가 어제 오늘의 참담한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매도 금지 대책의 실기(失期) 지적에 은 위원장은 "겸허하게 (비판을)받아들인다"라며 "(10일 시점에서)우리가 앞으로 수, 목, 금에 이런(급락) 상황이 왔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한시적 공매도를 하는 부분이 맞았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