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교회 행정조사 나선 대구시…뒷북 행정 비판

대구시, 신천지 경찰 고발 2주 만에 행정조사
대구시장 "경찰 압수수색만 기다릴 수 없어"
교인·시설 명단 등 역학조사 필요 자료 은폐 여부 확인
14일 신천지 창립기념 집회 사전 차단 취지도

교인·시설 명단을 누락한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해 대구시가 행정조사에 나섰지만 적기를 놓친 뒷북 행정조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는 12일 오전 10시부터 대구시 공무원, 경찰, 역학조사관 등 9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반을 투입해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를 실시했다.

또 다대오지파장을 비롯한 신천지 대구교회 주요 간부 사택 4곳에 대해서도 행정조사를 벌였다.


신천지 교인 명단과 집단 거주지 등 자료를 찾아 신천지 측이 역학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은폐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컴퓨터 자료를 확보하고 시설물 설치 운영과 관련된 각종 대장과 자료를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빅데이터를 통해 집단 거주지를 계속 찾았지만 신천지 측은 없다고 했다"며 "우선 신천지 대구교회의 교인과 시설 명단이 추가로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배진우 VJ)
이밖에 역학조사에서 나온 여러 의문들을 해결하기 위한 증빙자료들도 확보할 계획이다.

대구시의 이번 행정조사는 오는 14일 신천지가 만들어진 날에 맞춰 신천지 측이 이를 기념하는 집회를 여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0시부터 신천지 교인 중 음성 판정을 받은 5300여 명이 자가격리가 해제된 상태다.

대구시는 자가격리 해제 이후에도 신천지 교인들이 규모를 떠나 모든 집회와 모임을 자제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권 시장은 "이번 행정조사는 음성 판정으로 자가격리 해제된 신천지 교인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며 "14일에 은밀하게 집회나 대규모 모임을 하는 것은 감염병 확산 차단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이번 행정조사가 때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앞서 대구시는 행정력 한계를 이유로 지난달 28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경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2차례 기각하자 뒤늦게 경찰력을 지원받아 행정조사에 돌입했다.

(사진=배진우 VJ)
권 시장은 "행정조사는 한계가 분명 있다. 그래서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이 압수수색을 해주길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더이상 지체할 수 없어 경찰과 협의하에 행정조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인 명단과 시설 현황이 누락된 자료를 제출한 신천지 대구교회를 경찰에 고발한 지 2주가 지난 시점에 대구시는 행정조사에 돌입했다.

이 기간 동안 신천지 측이 방역 업무 방해 행위와 관련된 증거와 자료를 은폐하거나 인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뒷북 행정조사로 유의미한 자료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권 시장은 "얼마나 실질적인 자료를 확보할지는 행정조사를 해 봐야 알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신천지가 행정조사에도 불응하거나 은폐할 경우 수사기관에서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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