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대인 접촉은 피하면서 소비를 유도하고 업무처리를 진행하는 '언택트 마케팅(Untack Marketing)'도 기업과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고, 언택트 문화 역시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 언택트 소비, 시장의 중심 축으로 떠올라
코로나19 확산으로 백화점, 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소비 침체기에 접어든 반면 이커머스, 온라인 등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으면서 언택트 소비는 시장의 중심 축으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온라인으로 사지 않던 생선회, 정육, 우유, 계란 등 신선식품 구매도 늘고 있다. 이미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쿠팡이나 11번가 같은 대형 온라인 쇼핑업체 외에 소규모 전문업체들에서도 신규 가입자와 주문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언택트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간 매출 차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올 1월 주요 유통 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6% 성장했다. 이중 오프라인 매출 상승폭은 4.1%로 온라인 10.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마저도 이번 통계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1월 기준임을 감안하면, 업계는 2월 이후 온·오프라인의 매출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매장을 방문했다 해도 결제 시 대인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바코드, 음파 등으로 인식되는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수요층도 증가하고 있다.
간편결제 앱으로 주문을 받고 결제를 처리하는 매장이 늘고 있고, 무인점포가 보편화되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은 그간 꾸준히 확산하긴 했지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1인 가구의 증가, 대면 서비스를 불편해하는 소비 심리 등으로 인해 당초 유통업계 온라인 시장에 국한적으로 사용되던 용어였다.
하지만 언택트 마케팅은 이제 다른 업종, 다른 분야로의 전방위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 역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언택트 마케팅을 상당 부분 진행 중이다.
19개 국내은행의 지난 2018년 인터넷뱅킹 이용 비중은 53.2%로 2014년 35.4%에 비해 4년 새 17.8%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은행 창구거래 등 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 2017년 10%에서 2018년 8.8%로 격감, 아예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시,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도 늘려가는 추세다.
증권사들의 '언택트 마케팅'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빠르게 늘어나는 비대면 투자자를 잡기 위해 기존 서비스를 새롭게 재편하는 것은 물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는 소비와 마케팅 뿐 아니라 업무와 여가에 이르기 까지 모든 분야로 번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걸 지양하다 보니 신차 출시도 온라인 생중계로 이뤄진다. 기업용 메신저나 클라우드, 화상회의를 통해 일을 하고 대학생들은 화상강의를 듣고 앱을 다운 받아 집에서 운동하는 것도 일상화됐다.
경제 환경에서 언택트는 메가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 및 비용 절감, 효율성 제고, 불편과 번거로움 감소, 위험 회피 등 경제주체들이 비대면 거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이점과 혜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언택트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택트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아 '위생', '비첩촉' 등을 키워드로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르게 빠르게 우리 일상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며 온라인쇼핑 뿐 아니라 행사, 기업 활동, 학교 수업까지 사람과 사람이 닿지 않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언택트 마케팅은 1인 가구 증가와 대면을 기피하는 추세를 반영해 확산 속도가 빨라져 왔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가속도가 가늠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