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조성욱 위원장은 5일 발표한 '2020년 업무계획'을 통해 '공정하고 활기찬 시장생태계 조성'을 폭표로 △공정경제 포용기반 △ 혁신경쟁 활력제고 △생활체감 자율변화 등 3대 분야에서 포용적 갑을 관계 정착과 신산업·성장산업의 혁신생태계 구현 등 6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
조 위원장은 특히 혁신생태계 구현을 위해 ICT, 반도체 분야에서 신규 경쟁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저지하는 경쟁제한 행위를 바꾸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독과점사업자의 배타조건부거래나 끼워 팔기 등을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또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중소업체 배제행위와 불공정한 계약조항 등 강소기업의 시장진입이나 성장방해 행위를 점검한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플랫폼, 디지털미디어, 데이터 경제 등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각종 불공정 행위의 감시와 경쟁정책 이슈 발굴을 위해 ICT 특별전담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갑을 문제나 하도급 관행 개선에 천착하면서 재벌 개혁에 무게를 두었던 김상조 전 위원장의 지난해 주요업무 계획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비록 이날 업무계획에서 포용적 갑을 관계 정착과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남용 근절 등도 6대 핵심과제로 밝혔지만 정책 추진의 방점이 이동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이다.
조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재벌집중이나 갑을 문제 등을 소홀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혁신생태계 조성 정책도 함께 추진하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갑을 문제 개선이나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남용 근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정책에서 조차 OTT, 마이크로모빌리티 등의 디지털 분야에 초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하기로 한 점도 공정위의 키워드 이동을 뒷받침 한다는 분석이다. 조 위원장도 "우리 경제에 혁신이라는 새로운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혁신 분야에서의 경쟁질서 확립에 주력하겠다"고 역설했다. 또 "후보자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라며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조 위원장으로서는 이번 2020년 업무 계획이 자신의 정책 구상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계기였다. 지난해 '타다 금지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했지만 정부 여당 내 반발에 밀리면서 뒷심을 내지 못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도 타다 금지법과 관련해 "'경쟁 촉진'은 공정위의 핵심 가치" 라며 앞으로는 더욱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공정위원회 주변에서는 조 위원장의 이런 의지가 이번 업무계획에 담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앞으로 조성욱의 공정위가 대기업 재벌의 갑질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신산업 분야의 혁신생태계 조성에 어떻게 도움을 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