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과 NHK 등은 지난 4일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가 1천명대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15일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49일 만이다. 일본은 중국, 한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확진자 1천명을 돌파한 5번째 국가가 됐다. 사망자는 크루즈선 탑승자 6명을 포함해 12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담당상은 지난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개최도시 계약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지할 권리를 지니는 것은 '본 대회가 2020년 중 개최되지 않는 경우'라고만 쓰여 있다. 이 해석에 따라서는 2020년 중이라면 연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도쿄신문도 4일 "코로나19가 도쿄올림픽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며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겨울 올림픽,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예로 들었다. 솔트레이크 대회 때는 사스,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일부 선수들이 출전을 포기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를 인용해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면 일본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2조6천억엔(약 28조6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관람객의 숙박과 이동 등과 관련한 개인소비 부문 손실 1조8천억엔, 방일 외국인의 소비 부문 손실 8천억엔으로 추산한 결과다.
IOC가 일방적으로 올림픽 개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사히TV 계열 BS아사히방송은 "도쿄올림픽 계약 조건에 따르면 IOC 재량으로 대회 중지가 가능하다"며 "2020년 중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하면 도쿄올림픽 계약은 해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월 하순에 IOC가 중단 검토를 통보하면 일본은 60일 내에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은 중단된다. 계약이 해지될 경우 일본 측은 보상∙손해 배상의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일본 국민들이 올림픽 개최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아베 정권에서 소위 말하는 일본 헌법(평화 헌법)을 개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개최를 하고 나서 국민들의 호응을 받으면 일본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이렇다 할 업적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도 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IOC도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며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위해 IOC나 조직위원회, 도쿄도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선수나 관객들에게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대회가 되도록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큰 책임이다.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