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보건기구는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의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모든 보건용 마스크를 수 차례 재사용해도 괜찮다는 지침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착용했던 마스크의 상태와 보관을 신경써야 한다.
식약처 이의경 처장은 이날 '마스크 사용 지침 -비상상황에서의 한시적 지침-'을 발표하며 "보건용 마스크는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사용 조건으로 제시된 내용 중 마스크를 다른 사람과 돌려쓰지 말고 동일인이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에 반해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 사용'이라는 부분은 모호하다.
그러나 마스크를 평균 몇 시간 정도 사용해야 오염이 되고, 어느정도 밀집된 공간이어야 다른 사람들의 타액 등으로 오염이 일어나는지 등에 대한 표준 기준을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를 며칠까지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자료는 없고, 이동할 때 자신의 차를 이용했는지나 밀집한 지하철을 탔는지 여부나 개인의 습관 등이 모두 다를 수 있어 표준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식약처는 마스크를 사용하는 개인의 능동적인 판단을 당부했다. 마스크를 착용했던 상황과 장소를 고려해 다시 쓸지 말지를 직접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기관을 다녀왔거나, 밀폐된 공간에 오래 체류할 때 쓴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않고, 출근시간에 짧게 쓴 마스크는 퇴근 때 다시 꺼내서 쓴다는 등의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또 식약처 관계자는 오늘 쓴 마스크를 다음날 재사용 해도 괜찮은지 여부에 대해서도 "딱 떨어지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전날 어떻게 사용했는지 여부를 잘 살펴서 다시 써도 될 지 판단하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환기가 안 되는 공간에 체류했거나 다수가 모이는 행사에 다녀올 때 쓴 마스크라면 재사용하지 않고, 혼잡하지 않은 야외에 주로 머물렀다든지, 짧은 시간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다시 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 재사용을 위한 또다른 중요 포인트는 보관이다. 이의경 처장은 "환기가 잘 되는 깨끗한 장소에 걸어 충분히 건조한 후 재사용하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건조나 깨끗한 보관을 위해 헤어드라이기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거나, 알코올 소독이나 세탁을 하는 일은 필터의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아울러, 이번 마스크 착용 권고사항에는 보건용 마스크가 없을 경우 '면 마스크'를 착용해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의경 처장은 "면 마스크는 습기에 젖을 수 있기 때문에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마스크가 젖은 상황을 잘 교체하는 등 관리가 되면 비말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면 마스크 또한 세탁하면 안 되고, 면 마스크가 젖은 경우에는 정전기 필터를 새 것으로 교체해 사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기 전에는 손을 비누나 알코올 손 소독제로 닦고, 착용한 뒤에는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살펴야 하며, 마스크를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
이의경 처장은 "오늘 말씀드리는 마스크 사용 권고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와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현 상황에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행동수칙을 반드시 준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