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유치원 교육비다. 3월 교육비 청구서를 받아보니 급·간식비만 실제 교육일수(17일)에 맞춰 책정했고, 나머지 교육비나 방과 후 과정, 특성화 활동비는 평소와 같았다.
정씨는 3월 유치원 교육비로 국가지원금을 뺀 실제 부담금 54만7천690원을 내면서 유치원에 환불이나 이월은 없는지 물었다. 유치원에서는 "그럴 계획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급·간식비를 제외해도 1주일에 10만원 이상을 내는 꼴인데 유치원이 휴원해도 이 돈은 날리는 셈이다.
정 씨는 "불만은 있어도 아이를 맡긴 입장에서는 속만 상하고 제대로 항의도 못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부가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개학을 1주일 연기하면서 유치원비 납부로 손해를 보게 된 학부모들의 불만 목소리가 나온다.
학부모들은 국가지원금을 빼고도 매월 수십만원의 교육비를 부담해야 하는데, 많은 유치원이 휴원에 대한 교육비 환급이나 이월은 하지 않아서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신모(40)씨도 둘째 아들의 3월 유치원 교육비를 100% 내야 했고, 유치원에서도 환불이나 이월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신씨는 29일 "유치원에서는 '휴원을 해도 교사 월급이나 운영비는 똑같이 나가고 법에도 휴원에 따른 수업료 반환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며 "2월에도 코로나19 때문에 며칠을 쉬었는데 돈은 돈대로 다 내고 아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넷 맘카페 등에도 "휴원하는데 유치원비는 다 받네요", "유치원비 다들 정상적으로 내시나요" 등 같은 처지를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일부 유치원은 휴원하는 만큼 특활비나 교육비를 이월해 준다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환불이나 이월이 없어 불만이라는 내용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로나로 인한 휴원 시 유치원비를 감면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휴원을 해도 학부모에게 최대 31만원인 국가지원금은 그대로 나간다"며 "사립유치원의 유치원 원비는 유아교육법에 따라 해당 유치원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환불이나 이월도 해당 유치원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