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천지 내에는 부모 몰래 활동하는 미성년자 신도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조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이러한 판단을 내린 데는 신천지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권순욱 부본부장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충분히 감당된다고 판단되면 본인의 동의 등을 통해 조사할 수 있다"며 "과거 역학조사, 심지어 다른 감염병 역학조사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뤄진 선례들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신천지 신도 내 미성년자는 부모를 통해서 확인하도록 했다"며 이들의 명단은 각 지자체에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보도자료를 통해 "신천지 신도 중 미성년자의 증상 유무는 보호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가 신천지 미성년자 신도 명단을 지자체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방역 상의 필요'가 아니라 '신천지 측의 요구'에 응했다는 점이다.
즉, 미성년자 신도 명단이 불분명하다는 신천지의 설명을 받아들여 미성년자 신도에겐 증상을 직접 물어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부모 몰래 활동하는 신천지 미성년자 신도는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 것인 구체적 입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전국 신천지 피해자 연대 관계자는 "피해 부모들이 신천지 위장센터 앞에서 시위할 당시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상당수였다"며 "공부방으로 위장한 센터에서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방역상의 헛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보다 신천지 신도의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이라는 신천지 측의 요구에 정부가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그러한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