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 못치른 청년후보들 반발…비례도 '불투명'

비례 안정권은커녕 1차 투표에도 들기 어려워
비례용 정당인 청년민주당 구상에도 불만…"청년 돕기 위한 것 아냐"
일각선 "청년 정치를 이용만 해…도전정신 부족"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에서 활동해 오던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 등 청년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후보들이 경선에서 대거 탈락했는데, 비례대표 제한경쟁분야에서도 청년 몫이 빠지면서다. 비례1번(여성장애인), 비례2번(외교·안보), 비례9번(취약지역), 비례10번(사무직당직자)을 제외한 나머지 비례대표 후보들은 일반경쟁분야로 분류됐다.

◇ 경선 컷오프에 비례 일반경쟁까지…'의병'으로 이용만?

민주당에서 공천을 확정받은 청년(45세 이하)는 18명 안팎으로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하다. 앞서 김해영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30%를 2030 세대로 공천하자"고 한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경선을 준비 중인 한 민주당 관계자는 "40명 안에라도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비례공천관리위원회는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후보자를 30~40명으로 추린 뒤 총 20명으로 다시 추려 순위 투표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당선안정권을 6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비례 3·4·5·6·7·8번 안에 들지 않으면 사실상 청년들의 원내 진입 가능성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민주당이 27일 공개한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 현황에 따르면 25개 분야 중 청년 분야에 18명(총 130명)이 몰려 있는데, 이중 누구도 당선안정권에 들지 못할 수 있다. 노동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청년 조직이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컷오프된 것도 불만과 반발을 사고 있다. 여선웅(서울 송파병)·오상택(울산 울주군)·박선미(경남 양산시갑) 등 30대 후보들이 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이에 대해 한 당 지도부 인사는 "청년 후보들 입장에서 경선을 하자고 얘기 했는데 최고위원회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경선을 치르는 청년 후보들이 몇몇 있지만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장경태 청년위원장·김빈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도 예비후보로 뛰고 있지만 공천을 받을지 불투명하다.

당 일각에서는 청년 조직인 전국청년당을 비례 위성정당으로 활용해 원내 진입을 노리자는 의견도 있지만 반론이 부딪히고 있다.

장 위원장은 "청년 의병들이 나서는 걸 말릴 순 없지 않느냐"고 했지만, 청년 몫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정은혜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꼼수를 꼼수로 대응하면 안 된다. 우리당에 있는 청년의 쓰임을 이제야, 이런 곳에 논의하는 비극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청년이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당당히 지역구,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되어 국민을 섬길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 무책임·눈치보기…"여의도 문법만 따르는 청년들"

(일러스트=연합뉴스)
한편으로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청년 정치'의 상징인 신선함과 도전 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 전 정책관의 경우 청와대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청년 관련 정책관인데, 5개월여만에 사임하고 총선에 나서는 것을 놓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김 전 행정관은 총선 후보자 신청 과정에서 권리당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명부를 과도하게 조회한 예비후보자 목록에 들어 감점을 받게 됐다.

장경태 위원장도 선거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쉬운 선택을 하려고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내 청년 정치인들에 대해 "청년 정치 프레임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며 "의원들이 하지 못하는 비판들을 원외에 있는 청년들이 해야 하는데, 기존 여의도 문법을 그대로 따라할 거면 왜 굳이 청년 정치가 필요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