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정훈 기자(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익명(서울 모 대학 중국 유학생)
코로나19로 신학기 개학을 앞둔 대학가에 지금 비상이 걸렸습니다. 방학과 춘절을 맞아서 중국에 갔던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을 앞두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입국한 학생들은 지금 각 대학별로 자율 격리되고 있죠. 교육부에서는 대학 내 코로나 일부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휴학을 권고하거나 관리를 강화해라.’ 이렇게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여기에 ‘아무래도 불안하다.’ ‘아니다,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중국인 유학생들 의견도 직접 들어봐야 되겠죠. 지금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어떻게 자가 격리되고 있는지 현재 상황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모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한 분 지금 익명으로 연결이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중국 유학생> 안녕하세요.
◇ 김정훈> 한국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됐어요?
◆ 중국 유학생> 작년 9월에 한국에 왔어요.
◇ 김정훈> 코로나19로 지금 개강이 미뤄진 상태인 거죠?
◇ 김정훈> 2월 말에 한국에 입국하는 것으로 대학도 알고 있고 그것을 전달받으셨던 거네요.
◆ 중국 유학생> 네. 14일 동안 격리라고 안내를 지금 받고 있습니다. 2월 26일에서 27일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차를 이용해서 공항에서 바로 기숙사로 이동되고 14일 동안 학교에서 도시락도 생활용품들도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격리하는 동안 외출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 김정훈> 그래요. 26일에서 27일 중국인 유학생분들이 대거 한국으로 오기는 하지만 이미 중국에서 온, 귀국한 그런 학생들도 있나요?
◆ 중국 유학생> 네. 현재는 자가 격리하는 친구들도 있는 거예요.
◇ 김정훈> 기숙사 안에서?
◆ 중국 유학생> 네. 매일 오전, 오후 두 번 학생의 상태를 체크한다고 합니다.
◇ 김정훈> 그러니까 이미 일부는 중국에서 돌아온 학생들이 있고 그 학생들이 지금 기숙사에서 자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 중국 유학생> 네, 그런 거예요.
◇ 김정훈> 그럼 이미 자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그 학생들 한번 얘기를 들어보셨을까 모르겠는데 격리 생활이 불편하다. 뭐 이렇게 항의하는 의견들도 좀 더러 있을까요?
◆ 중국 유학생> 지금 격리 받은 학생들은 그런 거부 반응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는 중국 학생끼리 단체 채팅방 있는데, 아직 입국하지 않은 학생들도 그런 거부 반응은 제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격리받는 학생들에게 (학교 측에서) 배려나 편의를 다 마련해 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김정훈> 크게 불편함 없이 자가 격리 생활도 할 수가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중국 유학생> 네.
◆ 중국 유학생> 인터넷 여론을 보면 중국 전 지역에 대해서 입국 금지시켜라라는 그런 얘기도 많이 있습니다. 중국 유학생으로서는 당연히 서운하다고 생각되죠. 그런데 사실은 양국에서 인적 교류나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될 것이기 때문에 특히 중국 유학생도 굉장히 많으니까 개강을 앞두고 중국 전 지역 입국 금지하는 거는 개인 생각에는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 김정훈> 중국인 모두를 입국 금지해야 된다. 이런 의견은 좀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게 들리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중국 유학생> 네. 그리고 악플들 보면서 이해는 합니다만 동시에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인에 대해 편견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 터지고 나서 그 오해가 한층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 김정훈> 이게 뭐 인터넷상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거리에서 현실에서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거나 그런 사례들을 좀 들으신 바가 있어요?
◆ 중국 유학생> 네. 한 중국 학생은 대중교통 등 공공시설에서 중국어로 대화하면 한국어로 중국인 욕하는 걸 들었다고 그런 사실 들었습니다.
◇ 김정훈> 중국어로 말을 했을 뿐인데 그냥 옆에 있는 한국인들이 욕을 하더라?
◆ 중국 유학생> 네. 그리고 한 학생은 중국에 갔다 오지 않은 학생인데, 자취방 구하려고 했을 뿐인데 거부를 당했습니다.
◇ 김정훈> 중국에 갔다 오지도 않았는데 방도 못 구하게 하더라?
◆ 중국 유학생> 네. 자취방도 거부를 당했습니다.
◇ 김정훈> 선생님은 이번 방학 때 중국에는 안 가셨다고 했는데 한국 오시기 전에는 중국 어느 지역에 거주하셨어요?
◆ 중국 유학생> 저는 산서성 대동시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 김정훈> 그러면 가족분들 다 지금 산서성에 계신 거죠?
◆ 중국 유학생> 네. 지금 다 고향에 계십니다.
◆ 중국 유학생> 지금 일단 중국에서는 시민들은 다 자체적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고 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우한이랑 멀리 떨어져 있는데 거기서도 나갈 때, 외출할 때는 마스크 쓰고 지금도 외출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정훈> 우한하고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각별히 조심하고 계시는 모습.
◆ 중국 유학생> 네.
◇ 김정훈> 그런데 선생님, 한국말을 정말 잘하세요.
◆ 중국 유학생> 아닙니다. 아니에요. (웃음)
◇ 김정훈> 지난 9월에 한국에 오시게 됐다고 했는데 한국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 중국 유학생> 제가 대학에서는 한국어 전공이어서 더 공부하고 싶어서 여기 대학원에 와서 국어국문학과로 오게 됐어요.
◇ 김정훈> 한국에 대해서 그리고 또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어서 이렇게 먼 길 오신 거잖아요.
◆ 중국 유학생> 네.
◇ 김정훈> 마지막으로 중국인 유학생 한 분으로서 한국 국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 한마디 하신다면요?
◆ 중국 유학생> 안 그래도 지금 중국에서 코로나19 터지고 나서 한국 정부에서 중국 지원을 많이 해 줘서 중국 사람들은 한국 정부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안 되게끔 지금, 특히 공항에서 방역을 강화하거나 인터넷으로 확진자의 동선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거나 신속하게 격리하는 이런 조치들은 정말 잘 세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에서.
중국 사람으로서, 경제적으로 두 나라가 교류가 많다 보니까 이런 사태로 인해서 양국이 피해 본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한국 내에서 예전부터 중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었는데 이 계기로 한층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확진자 하루빨리 쾌유를 빕니다.
◇ 김정훈> 알겠습니다. 의미 있는 말씀 감사하고요.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 중국 유학생> 감사합니다.
◇ 김정훈> 지금까지 중국인 유학생 한 분 익명으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