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여분 신호통제…정세균 총리 과잉 의전 눈총

15일 우한 교민 퇴소 환송 차 진천 방문
경찰, 이동 동선 따라 교통 신호 통제
文 대통령·이낙연 전 총리도 없던 일 '대조'
"주민 불편보다 개인 편의가 먼저냐"

15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통행을 지원하기 위해 한 의경이 신호등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청주CBS최범규 기자)
충북 진천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나친 '의전'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주민 불편을 우려해 최근 들어 특히 자제하고 있는 교통 신호 통제를 요구한 탓이다.

정 총리는 2주 동안 격리 생활을 마친 우한 교민들을 환송하기 위해 15일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진천에는 이날 오전 5시 40분쯤부터 정 총리의 이동 동선에 따라 경력이 배치돼 교통 관리가 이뤄졌다.


15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통행을 지원하기 위해 경찰이 도로 변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청주CBS최범규 기자)
오전 9시 20분쯤 정 총리의 차량이 진천IC 톨게이트에서 모습을 보이자 혁신도시 방향 직진 신호가 막혔다.

이내 정 총리의 차량은 싸이카 2대와 순찰차 2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혁신도시로 향했고, 이후 신호 체계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정 총리가 경찰의 안내를 받기 시작한 진천IC부터 인재개발원까지는 고작 10km 안팎.

10여 분이면 도착할 거리인데, 경찰은 모두 10여 개 신호등에서 신호 체계를 변경하면서 정 총리의 이동을 지원했다.

특히 이날 신호 통제에 나선 의경 등은 아침 끼니도 거르고 4시간 가까이 정 총리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15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탄 차량이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청주CBS최범규 기자)
이후 정 총리는 교민들을 배웅하고 난 뒤 진천 중앙시장을 찾아 민생 탐방에 나섰고, 역시 인재개발원부터 중앙시장까지 13km 구간에서도 신호 통제가 이뤄졌다.

국무총리는 '을호' 경호 대상으로, 규정에 따라 이동 과정에서의 교통 통제가 가능하지만 주민들은 반응은 싸늘했다.

운송업을 하고 있는 정모(61)씨는 "가뜩이나 화물 운송 시간을 맞추려면 빠듯한데, 총리가 온다고 몇 분 동안 신호를 막아 짜증만 났다"며 "주민 불편보다 개인 편의가 먼저인 구태한 의전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게 답답할 노릇"이라고 불평했다.

최근 신호 통제 등 지나친 경호는 사라지는 추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진천을 방문할 당시 어떤 신호 통제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낙연 전 총리 역시 지난해 8월과 10월 최소한의 경호로 진천 스마트팜 농장과 괴산 친환경영농현장을 방문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정세균 총리가 밝힌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로 거듭나고, 낮은 자세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가 무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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