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김형오 공관위 확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와 '공관위 유지'를 주장하는 새로운보수당의 입장이 부딪혀왔지만, 시민사회단체가 결국 이탈하면서 '지분싸움'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4‧15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당은 빠르게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선대위 구성 방식이 선거 판세에 큰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범 준비 마친 미래통합당…黃 대표 유지, 원희룡‧이준석 최고위원 추가 내정
한국당, 새보수당, 전진당은 14일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사회를 맡은 새보수당 오신환 공동대표는 "정당 등록 절차를 마쳤고, 당명, 정강정책을 검토해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정강·정책은 전날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가 제시한 ▲법치를 바탕으로 한 공정사회 구현 ▲ 삶의 질 선진화 ▲ 북핵 위협 억지와 안보 우선 복합외교 ▲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교육 백년대계 확립 ▲ 민간주도·미래기술주도 경제 발전 등 5개 분야다.
한국당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도 유지된다. 앞서 통준위에서는 현재 9명인 한국당 공관위를 유지하면서 최대 4명을 추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오 공동대표는 "통준위가 결정한대로 하는 것은 아니고, 티오(TO)만 일단 늘려놓은 상태"라며 "현재 공관위도 10인 이내로 돼 있는데, 9인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 의미"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의 오는 17일 전체 통합 대회를 열고 정식 출범한다. 이로써 한국당 106석, 새보수당 8석, 전진당 1석 등 총 115석을 보유한 중도‧보수 통합신당이 본격적인 닻을 올리게 된다.
◇'김형오 공관위' 지분싸움 리스크 해소…향후 선대위 구성 관건
우려됐던 '지분 싸움'이라는 걸림돌은 해소된 모습이다. 지도체제와 공관위 구성을 두고 최근까지 통준위에서는 갈등이 고조됐다. 공관위 위원 확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최소 절반 이상 교체를 주장했다.
반면 새보수당 측은 공관위 유지를 주장하며 맞섰다. 지상욱 새보수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파 공천을 위한 지분 요구로 보수통합을 자리를 위한 이전투구로 변질시키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재야에 있던 옛 친이명박계, 안철수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이언주 대표가 이끄는 전진당도 공관위 재편에 의견을 같이 했다. '물갈이'가 예고된 한국당 TK(대구‧경북) 측에서도 공관위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결국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장기표 통준위 공동준비위원장과 김일두, 박준식, 안병용, 안형환, 조형곤 등 준비위원들은 14일 사퇴했다.
세력 이탈은 있었지만 정당 간 합당이 이뤄지면서 통합의 대세는 흘러가는 모습이다. 오히려 공관위를 둘러싸고 '지분다툼' 진통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준 통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민사회단체들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미래통합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 접촉하며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이 이렇듯 지도체제와 공관위 구성에 대한 결정을 마치면서 향후 선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한국당의 모습을 대부분 이어받은 신당의 모습에서 '체질 변화'가 본격화될지 여부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도로새누리당'은 안된다며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새 집 짓기)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 측 역시 '기득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양측의 조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당의 자매정당(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역할도 주목된다. 새보수당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시을, 초선)은 이날 오전 탈당계를 제출하고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