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던 이모씨(32)는 13일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아무리 카투사라 하더라도 휴가는 전적으로 한국군이 관리한다"며 "휴가 체계는 우리나라 육군과 동일하다. 카투사라고 다른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군처럼 카투사도 휴가를 나갈 때나 복귀할 때 지역대에 가서 서명을 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가 이뤄진다"며 "정해진 휴가 일수가 있는데 복귀 당일에 들어가지 않고 구두로 연장하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하냐"고 되물었다.
경기 평택 미군기지를 나온 카투사 출신 박모씨(33)도 같은 취지로 얘기했다. 박씨는 "카투사도 병역 관리는 모두 한국군이 담당한다"며 "일반 육군과 똑같은 체계에서 전화로 휴가가 손쉽게 연장되고 이런 개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가까이 복무하는 동안 병사가 휴가를 나가서 연장하는 일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어느 카투사든 마찬가지다. 추 장관 아들처럼 당일 복귀도 안 한 채로 갑자기 연장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동두천 미군기지에서 복무한 오모씨(32)는 "간혹 외출이나 외박을 나갔다가 부대 간부에게 요청해 하루 정도 기한을 연장받는 일은 암암리에 있었다"며 "이것도 정상 절차는 아니고 친한 간부에게 부탁해서 이뤄지는 일종의 꼼수다"고 밝혔다.
추 장관 아들이 소속된 카투사 부대에서 같은 기간 근무했다는 A씨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고 기억했다.
A씨는 CBS와의 통화에서 "카투사라고 해서 따로 내부 지침이 있는 게 아니라 육군 휴가 규정을 그대로 따라간다"며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아) 이미 미복귀로 올라갔는데도 아무런 징계조차 없었다는 게 당시에도 석연찮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 아들에게) 당시 전화를 하니 '집에 있다'고 답했다"며 "그래서 복귀를 하라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전역자들이 한 목소리로 증언하는 등 추 장관 아들의 이례적인 휴가 연장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군 당국은 수사 중이어서 공식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시 규정상 가능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규정이 바뀌어 지금은 군 병원 심사를 받아야 연장이 되지만, 당시에는 일단 연가를 갔다가 나중에 서류를 제출해서 병가로 바꿔주는 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방부 훈령 제1463호(2012.8.16.)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은 민간요양기관 통원치료중 연가에서 병가로 전환 조치는 의료기관의 진단서 또는 의사소견서 등을 바탕으로 지휘관 판단하에 연간 청원휴가 범위(30일 이내)내에서 조치 가능하다고 돼 있다.
의료기관의 소견에 따라 연가를 병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규정에도 일단 부대에 복귀를 해야 하는지, 복귀하지 않고도 구두로 이를 요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또 일반 장병들도 이런 규정을 활용해 휴가를 간 상태에서 병가로 전환해 부대 복귀를 하지 않는 경우가 흔치 않은 것으로 보여 특혜시비와 논란이 일고 있다.
추 장관 아들은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카투사로 근무하던 2017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 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복무중 몸이 불편해 열흘간 휴가를 나왔다. 이후 부대로 돌아가야 하는 날 복귀하지 않고 서울 자택에 있었지만 부대에서 돌연 3일간 휴가가 연장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 장관이 부대에 대신 연락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를 두고 추 장관이 아들의 미복귀를 수습하려고 부대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무마했다며, 지난달 3일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가 맡고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외압 의혹이 나오자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또 "(아들이) 입대 1년 후 한쪽 무릎이 아파서 불가피하게 병가를 얻어 수술했다"며 "의사의 필요한 조치 이후에도 피가 고이고 물이 차서 군에 상의하니 '개인 휴가를 더 쓰라' 해서 아이가 개인 휴가를 얻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