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의 확산은 소비 침체, 산업 가동률 저하 등으로 지난 2003년 사스 사태 때보다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스가 발생했을 때 중국의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조금 하락한 뒤 다시 10%대로 회복됐다. 하지만 당시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3일 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중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에 0.4%포인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전문 연구기관인 플리넘은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4%포인트 급락한 2%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의 올해 연간 성장률도 최대 1% 포인트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본격 불거지기 전에는 중국의 올해 연간 성장률을 6% 안팎으로 전망하는 기관이 많았다.
그러나 사태가 악화하면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신종 코로나가 올해 중국 성장률을 기존 전망보다 1.2% 포인트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국이어서 우리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국제통화기금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피해는 조사대상 24개국 중 한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GDP가 1% 떨어지면 한국 GDP는 0.35%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가 한국 내에서도 추가로 확산된다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6~0.7%포인트, 연간 최대 0.2%포인트 하락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상황을 보면 중국의 자동차 산업도시인 우한이 봉쇄되면서 공장은 가동을 멈춘지 오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진전에 따라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가 중국 경제에는 단기적으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주고 장기화하면 제도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또 중국은 높은 기업부채, 금융기관 부실, 부동산 버블 등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 중국 성장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 오현희 경제분석관은 4일 "중국의 성장둔화는 대중국 교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 내수위축으로 유통업계 매출이 급감하고 숙박업, 외식업계 등에 전해지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올해 2% 성장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걱정도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국내경제 파급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어서 한국은행의 이달 말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중국 및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수출기업 지원방안 마련 등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