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감염'은 인재(人災)…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관리부터 소통 한계 모두 드러내
3번 환자와 식사까지 한 6번 환자 놓쳐
'밀접' 아닌 '일상 접촉'으로 분류
3번 환자의 진술 바뀌었다해도 명백한 실수
결국 2차 감염은 물론 3차 감염까지 발생
질본 "밀접 분류했지만 보건소와 소통 안됐다"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7,8,9,10,1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31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신종코로나 감염 의심자가 구급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2차 감염이 확인된 지 하루 만에 3차 감염자가 나타났다. 문제는 국내 첫 2차 감염자로 나타난 '6번 확진자'가 곧장 3차 감염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3번 확진자와 저녁식사를 하며 1시간 넘게 시간을 보낸 6번 확진자를 보건 당국이 밀접 접촉자가 아닌 단순 일상 접촉자로 관리하면서 시작된 인재(人災)였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6번 환자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밀접 접촉자로 내부적으로 분류했지만 보건소로 정확하게 통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스스로 소통 한계도 드러냈다.

◇ '식사하며 1시간 보냈는데'…6번 놓치자 '3차 감염'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6번 확진자는 국내 첫 2차 감염자이자 동시에 3차 감염을 일으킨 환자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중국 외 국가에서 2차 감염자가 3차 감염까지 일으킨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2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음식점 한일관에서 3번 확진자와 저녁 식사를 하며 감염됐다. 3번 확진자와 1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다.

3번 확진자는 애초 당국에는 '이날 저녁을 먹고서 호텔에 온 뒤부터 증상이 나타났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당국이 조사를 진행한 결과 3번 확진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시점은 이날 오후 1시로 앞당겨졌다.

결국 22일 오후 1시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변경되면서 3번 확진자의 접촉 시간과 접촉 대상자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6번 확진자는 밀접 접촉자가 아닌 일상 접촉자로 분류됐다.


밀접 접촉자와 일상 접촉자에 대한 방역 수준은 크게 차이가 난다. 밀접 접촉자는 자가격리가 된다. 지침을 어길 경우 형사 처벌을 받는 만큼 강제성도 띤다.

일상 접촉자는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돼 보건소에게 자신의 증세나 상황을 알리는 정도에 그친다.

결국 일상 접촉자로 분류된 6번 환자는 30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으며 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그사이 접촉한 가족 2명도 감염돼 전날 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1차 감염자인 3번 확진자를 만나 2차 감염된 6번 환자를 놓친 결과 3차 감염까지 일어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도 "2차 조사를 하는 과정 중에서 6번 환자의 접촉 강도를 저희가 재분류했어야 했다"며 "(6번 환자를) 일상 접촉자로 관리한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관리 실패를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 질본 "우린 밀접으로 분류…보건소에 전달 안된 듯"

3번 확진자의 진술이 바뀌면서 접촉 시간과 접촉자 수가 늘었다해도 결과적으로 6번째 확진자를 놓친 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세종정부청사에 진행된 브리핑에서 일선 보건소와의 소통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들은 6번 환자를 최종적으로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는데 보건소에는 일반 접촉자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는) 일상 접촉자로 처음에 분류를 했고 두 번째 시간을 확대할 때는 밀접 접촉자로 저희 내부적으로는 분류를 했다"면서도 "이 부분이 보건소로 정확하게 통보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지금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3번 확진자의 진술이 바뀐 뒤 2차 조사를 벌였고 결과적으로 6번 환자도 찾아냈지만 소통이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접촉자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과 임상적인 특징, 역학적 특징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며 "현재 '알려진 정보를 토대로 위험도를 평가해서 사례 정의에 대한 기준과 그리고 접촉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세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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