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31일 브리핑을 통해 6번 확진자의 접촉 강도를 재분류했어야 했지만 일상 접촉자로 관리를 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2차 조사를 하는 과정 중에서 6번 환자의 접촉 강도를 저희가 재분류했어야 했다"며 "(6번 환자를) 일상 접촉자로 관리한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관리 실패를 인정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조금 더 엄격하게 접촉자에 대한 분류와 관리를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6번 확진자는 국내 첫 2차 감염자이다. 3번 확진자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음식점 한일관에서 1시간 넘게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감염됐다.
애초 3번 확진자는 '지난 22일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온 이후부터 증세가 나타났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국은 3번 확진자가 이날 저녁이 아닌 오후 1시부터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조사에 들어갔고 접촉자를 파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3번 확진자와 1시간 넘게 저녁 식사를 한 6번 확진자는 밀접 접촉자가 아닌 일상 접촉자로 분류됐다.
결국 6번 확진자는 밀접 접촉자가 받는 자가 격리 등의 조치가 아닌 보건소 능동감시 대상으로 나뉘면서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 6번 확진자는 끝내 지난 30일, 바이러스 양성 결과가 나오면서 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밀접 접촉자(자가격리)와 일상 접촉자(능동감시)를 구분하는 계량화된 기준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
역학조사관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환자의 체류 시간, 마스크 착용 여부, 장소의 넓이, 밀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분하고 있다.
물론 능동감시도 보건소가 매일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각종 예방 수칙을 안내하지만 자가 격리의 방역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자가 격리는 지키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는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접촉자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과 임상적인 특징, 역학적 특징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며 "현재 '알려진 정보를 토대로 위험도를 평가해서 사례 정의에 대한 기준과 그리고 접촉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세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