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에 살고 있으며 자신을 '벤 카브너'라고 소개한 한 외국인은 생활필수품을 구매하기 위해 우한 시내로 나가는 과정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카브너는 외출 전 마스크를 두겹으로 겹쳐 착용하고 장갑을 낀데 이어 물안경까지 쓰는 등 전염 예방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물안경 착용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각막으로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브너는 엘리베이터 버튼도 장갑을 낀 손이 아닌 무릎으로 누르며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카브너가 귀가하던 길에 촬영한 우한의 최대 번화가, 샹강루는 적막 그 자체였다. 6차선의 큰 도로가 지나가는 차 한 대 없이 비어 있었다. 우한에서는 대중교통의 통행이 끊겼으며 그나마 한 대 지나가던 택시는 카브너의 호출에도 그냥 지나쳐 갔다. 카브너의 영상을 본 한 네티즌이 대니 보일 감독의 공포 영화 '28일 후'가 연상된다고 댓글에 적을 정도였다. '28일 후'는 '분노 바이러스'가 창궐한 직후 사람 하나 없는 영국 런던 시내 장면을 도입부에 배치해 화제가 됐다. 샹강루 주변 상점가도 모두 문을 닫아 거리는 텅 비어있었다. 다만 약국 앞에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 아직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상당수 동영상들은 길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우한에 소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에 사람들이 몰려 혼란을 빚고 있는 모습들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장되거나 조작된 영상들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장 영상과는 별도로 우한폐렴 발생 이후 중국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에 나선 중국인들의 영상도 늘고 있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우한시 정부가 봉쇄가 시작된 23일 하루 전까지도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는 시민의 비협조가 아닌 전적으로 중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