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객실 내 가스 중간밸브가 일부 개방된 것을 확인했다"며 "최종적으로 누가 개방했는지는 수사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객실 내 가스배관의 중간밸브 잠금장치나 누출 방지 안전장치도 없었던 데다, 추가로 중간밸브가 열려 있었던 것이 확인되면서 폭발 원인으로 'LP 가스 누출'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정치 퓨즈콕이 없어도 중간밸브가 확실히 잠겨 있었다면 가스누출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다만 아주 조금이라도 열려 있었다면 누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경찰은 잠금·안전장치가 폭발로 인해 소실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중간밸브가 처음부터 열려 있었는지 투숙객들에 의해 개방됐는지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정 하에 두고 가스 누출이 여부를 시험테스트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변을 당한 투숙객들이 묶은 객실에서는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덕션은 가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가스레인지를 교체하면서 LPG 가스배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해당 펜션은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객실이 있었던 터라 외부의 가스밸브는 계속 열어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객실 발코니에서 휴대용 버너와 부탄가스를 발견했다. 사고 당일 투숙객들은 휴대용 버너를 이용, 양은냄비에 게요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을 근거로 전문가들은 투숙객들이 휴대용 버너에 붙인 불꽃이 점화원이 돼 바닥에 쌓여있던 LP 가스가 폭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숭실사이버대학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는 "LPG가스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가라앉는 성질이 있는데,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실내에 체류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공기 중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불꽃이 있다면, 예를 들어 휴대용 가스 버너를 켰을 때, 충분히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가족 중 나머지 1명은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전신화상 치료를 받고 있는데,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들은 아들을 잃은 셋째 자매 이모(여.58)씨를 위로하기 위해 설 연휴를 맞아 모였다가 변을 당해 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부상자 중 2명은 사고 당시 1층 횟집을 이용한 이들로, 치료 후 귀가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이들의 사망 원인이 전신화상인지,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사인지 등을 명확히 밝힐 방침이다.
앞서 지난 26일 경찰과 국과수, 소방, 한국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은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30분 정도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이날도 현장을 찾아 사건 단서를 찾기 위한 감식에 나섰다. 경찰은 감식조사를 병행하는 한편, LPG 가스배관 관리소홀이나 휴대용 버너 문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폭발 원인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