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23일 오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연루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조 전 장관 수사를 담당한 3차장검사가 직접 전자결재를 한 뒤 공소장을 법원에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차장검사가 최종으로 결재하는 게 절차상 문제는 아니다. 다만 주요사건의 경우 통상 중앙지검장과 논의를 가진 뒤 지검장이 결재하는 게 관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약 일주일 전부터 이성윤 중앙지검장에게 기소 계획을 보고하며 결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수사팀 검사가 사건 관련 증거목록 등 자료를 직접 들고 결재를 요청했지만 끝내 결재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결재를 미룬 배경을 두고 이 지검장은 '업무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해 관련 사건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윤 총장이 직접 나서 최 비서관 기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팀이 결재를 올린 뒤 총 3차례에 걸쳐 기소를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전날 이 지검장으로부터 첫 대면보고를 받을 때에도 최 비서관 사건 기소를 지시했지만 이후 결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요 사건의 경우 수사팀이 지검장뿐만 아니라 총장에게도 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곤 한다"고 설명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상급자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한 검찰 내부 규칙을 어긴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추 장관 첫 인사로 중앙지검장에 부임한 이 검사장은 운동권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검찰 내 '친문(親文)' 인사로 거론됐다.
한편 최 비서관은 변호사 재직 당시 조 전 장관 부부로부터 부탁을 받고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대학 후배다.
검찰은 최 비서관이 한 차례 직접 발급해줬고, 두 번째는 조 전 장관이 위조했다고 보고있다.
구체적으로 조 전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변호사 업무와 문서정리 등 보조 역할을 수행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최 비서관에게 보내면 최 비서관이 직인을 날인하는 방식으로 위조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