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 "한국 국방부, 페르시아만 명칭도 제대로 몰라"

"한국 파병은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

호르무즈 해협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이란 외무부는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결정에 대해 받아들일수 없는 결정이라면서 페르시아만 명칭도 제대로 모른다며 불편한 입장을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IRN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전에 통보했으나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날도 한국의 국방부가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장한다고 발표하면서 걸프 해역의 이름을 '아라비아만'으로 칭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무사비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국방부는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무사비 대변인이 한국 국방부가 페르시아만을 언급하면서 '아라비아'라는 명칭도 함께 사용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 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된다"라고 발표했다.

이란은 페르시아만 해역의 명칭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 정부는 '아라비아만'으로 칭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이란 외무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7일 트위터에 걸프 해역을 '아라비아-페르시아만'으로 쓰자 공식 성명을 내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란 언론에서는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발표를 인용하며 미국에 독립적인 결정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한국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미국의 군사연합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라며 "대신 호르무즈 해협에서 독자적인 작전을 진행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를 보내기로 했지만 미국 주도의 군사 연합체에는 가담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한국 해군은 자국 상선이 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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