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투표율이 갈수록 높아지는데다가 선거 가능 연령이 만 18세로 낮춰져 청년 유권자 수가 14만 명 정도 늘어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청년민심이 중요한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 '이남자' 현상…여도 안전지대 아냐
여·야 어느 쪽도 청년들의 마음을 확실히 휘어잡기 어려운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청년층 표심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남자'(20대 남성)가 이탈하는 등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우려하는 눈치다.
현 정권에서도 취업난, 집값상승 등 경제 문제 전반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기성세대에 진입하려는 20대 남성이 여당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여성 평등 정책이나 공정성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3일부터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20대 남성의 4분의 1 정도만이 현 정권을 지지한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여성의 4명 중 3명 정도가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결과와 대조됐다.
한국당은 민주당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모습이다. 지난 13일 여론조사 기준 민주당을 지지하는 30대가 42.4%인 반면, 한국당 지지자는 28.7%에 그쳤다.
그러나 청년층의 투표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 여·야 모두 손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19~29세와 30대 투표율이 각각 42.1%와 45.5%했던 것이 20대 총선에선 각각 49.4%와 49.5%로 늘었다. 18대 총선에서 20대와 30대 투표율이 각각 28.1%와 35.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주목할 만한 상승률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청년층 투표율을 상승추세를 보였다. 투표율 상승률만 놓고 봤을 때 30대가 2014년 지선에 비해 6.8%포인트(47.5%→54.3%) 늘어 가장 컸다. 20대도 같은 기간 3.6%포인트(48.4%→52%) 증가했다.
여기에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이번 총선부터 선거권을 갖게 된 만 18세 이상 약 14만 명이 유권자 대열에 새로 합류한 점도 청년층 표심에 여야가 열을 올릴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 뽑을 당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 비율이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여·야가 젊은층을 이번 총선의 '스윙보터(swing voter)'로 인식하는 배경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9~29세 무당층 비율은 35%로 전체 무당층 비율(23%)을 한참 웃돌았다.
◇ 여·야 인재영입 등 청년표심 '올인'
청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전국청년당 전진대회'를 열고, 기존 청년조직인 '전국 청년위원회'를 '전국청년당'으로 개편하는 것을 공식화하는 등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를 강조했다.
또 같은 날 이탄희 전 판사를 당 10호 영입인재로 공개해 청년층의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지난주에만 기후‧환경 전문가 이소영(34) 변호사, 국제경제 전문가 최지은(39) 박사 등을 영입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총선 첫 공약으로 '무료 공공 와이파이(Wi-Fi)'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해, 데이터비용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젊은층의 마음을 사고자 했다.
자유한국당도 이에 질세라 청년층 공략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전날 당사에서 '여의도에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제목의 행사를 열어 '혁신', '글로벌', '공감', '청년농부' 등의 소재를 가지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또 같은 날 한국당 네 번째 영입인사로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 김병민(37) 경희대 객원교수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