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17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박원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 정관용>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개별관광을 검토 중이다, 어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저희 방송에 출연해서 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북한에 대한 개별관광도 한미워킹그룹과 협의해야 한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전문가 분석 들어봅니다.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의 박원곤 교수 안녕하세요?
◆ 박원곤> 안녕하세요.
◇ 정관용> 현재 북한에 외국인 특히 서양인들도 관광 가죠?
◆ 박원곤> 네.
◇ 정관용> 비자만 받으면 갈 수 있는 거예요?
◆ 박원곤> 비자만 받으면 갈 수 있죠.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해리스 대사 발언에 관해서 제가 지금 원본을 구했거든요. 그걸 쭉 읽어봤는데 잘못 알려진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박원곤> 왜냐하면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정확히 말하면 해리스 대사가 일단 관광 자체는 북한에 관광 가는 거요. 그것은 제재의 위반 아니다. 그런데 바로 붙여서 나온 게 그런데 문제는 관광을 갈 때 사람들이 뭘 갖고 가지 않습니까, 물품. 그런데 물품의 일부는 이것이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미국의 수출관리령에 따르면 미국산 부품이나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물자가 북한으로 넘어갈 시, 대북반출시 미국 정부 당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독자제재에 걸려 있거든요.
그래서 기억들 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우리 언론계에서 금강산을 갔을 때 결국 카메라랑 아무것도 못 갖고 갔어요. 미국산 물품이 다 걸렸거든요. 그것을 위반하고 가져가면 개인이 됐든, 단체가 됐든 제재가 됩니다. 그래서 지금 해리스 대사는 그 얘기를 하면서 이런 부분을 방금 말씀하신 워킹그룹에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한 거거든요.
그리고 대화의 뒷부분을 보면 심지어 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주의가 고무적이다. 낙관주의가 희망을 주고 문 대통령의 2017년, 2018년 비전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와 있다. 이렇게 얘기했어요. 그리고 이걸 제가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 당시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 아닙니까? 그 당시에 있었던 외신기자랑 최소한 2명이랑 제가 얘기했는데요. 지금 우리 정부가 제기하는 문제의 그런 톤으로 절대 얘기 안 했다고 해요. 제가 지금 우려가 되는 게 우리 정부의 반응이.. 정확한 사실인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 정관용> 그런데 방금 해리스 대사의 논리를 쭉 따라간다하더라도 관광을 갈 때 들고가는 물품은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봅시다. 미국인이 중국 거쳐서 북한에 가서 관광을 했어요. 그러면 그때 미국 정부당국이나 이런 곳에서 그 사람들이 북한에 갈 때 어떤 물품 들고 갈 때 전부 검사합니까?
◆ 박원곤> 아니요. 그렇지 않죠.
◇ 정관용> 안 하잖아요.
◆ 박원곤> 그렇지만 그게 만약에 걸리게 되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 정관용> 물론 생길 수는 있습니다마는 그러니까 이른바 개별관광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엄격하게 따지면 들고 가는 물품 하나하나를 전부 우리 정부가 됐건 미국 정부가 됐든 검색을 해서 보내야 하지만, 그동안에 그냥 갔지 않습니까?
◆ 박원곤> 그렇지만 예를 들어서 미국인이 들어갈 경우에는 제가 이야기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미국 정부와 사전에 이야기하죠. 물품이 들어가는 것을 가져가기 때문에. 이건 당연히 아마 우리도 개별관광을 가게 되면, 우리 관광을 가는 한국인들을 상대로 우리 정부가 이건 분명히 인지를 해 줄 겁니다. 이런 물품이 있으니까 갖고 들어가면 이건 제재에 걸린다. 그 절차는 당연히 있는 것이죠.
◇ 정관용> 바로 그 대목 하나인데, 즉 현재 UN제재에 개별방문은 제재 대상이 아니잖아요.
◆ 박원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다만 들고가는 물품이 문제일 수 있다 이거죠?
◆ 박원곤> 그렇게 해리스 대사가 분명히 붙여서 한 문장으로 얘기했어요.
◇ 정관용> 거기까지는 국내 보도에서 다 나왔어요, 사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경우는 무슨 총독이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 것은 해리스 대사가 2018년 7월에 부임했죠? 부임한 후에 지금 몇 차례 설화가 있지 않았어요?
◆ 박원곤> 글쎄요. 여러 가지 얘기가 오고가면서 그건 제가 다 기억은 못하겠는데요. 그런 일부가 있었다라는 건 어렴풋이 생각은 납니다.
◇ 정관용> 예를 들어서 제 기억에 남는 게, 이혜훈 의원이 해리스 대사를 만났더니 몇 십차례에 걸쳐서 방위비 인상 얘기를 하더라. 그냥 인사하자고 해서 만나는 줄 알았더니 이런 보도들 계속 있었잖아요.
◆ 박원곤> 그렇습니다만 지금 이 상황만 놓고 본다면 그래서 제가 확인을 한 거거든요. 혹시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나 아니면 지금 우리 정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과한 표현이 있었나 확인을 했는데, 글쎄요, 이번 사례는 제가 그런 걸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정관용> 사례는 그렇고요. 오늘 제가 여쭤볼 것도 좀 큰 틀에서 신년사부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북미 관계가 제대로 안 가고 있으니까 남북이 뭔가 좀 유연성을 운신의 폭을 더 갖고 싶다라는 의지를 계속 피력했잖아요. 강경화 장관도 미국에 가서 우리가 남북이 먼저 앞서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계속한 거잖습니까?
◆ 박원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 대해서 미국의 입장이 어떤 거예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미국이 거기에 제동을 거는 거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아닙니까?
◆ 박원곤> 제가 그래서 지금 다시 확인을 한 게요. 강경화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고 나서 강 장관이 얘기한 게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정확히 제가 말씀을 드리면,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고 미측에서도 우리의 의지나 희망사항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앞부분에 말씀하신 남북 간에 여러 가지 협력사업들을 우리가 하겠다라는 얘기를 전달했는데 이해를 하고 있다고 나왔거든요. 물론 이게 외교적인 수사입니다. 이해를 한다는 것이 반드시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죠. 그냥 알았다는 정도일 수 있다. 그런데 이게 해리스 대사 발언과 연결되면서 그만큼 나갔다는 것은 저는 좀 이해하기는 어렵고요.
물론 미국이 이걸 편하게 받아들인 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정확한 미국의 입장은 이전에 해리스 대사가 KBS랑 인터뷰를 할 때 이런 말을 했죠. 비핵화는 비핵화와 남북 협력이 같이 가야 된다. 이건 맞습니다. 이건 미국의 아주 명확한 입장이거든요. 그건 맞지만 지금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좀 다르다고 생각이 되고요.
미국은 지금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를 하지만 두 가지가 신경이 쓰이죠. 혹시라도 남북 협력으로 인해서 제재 공조가 흐트러지는 그런 우려가 있고 또 하나는 지금 이란에 대해서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어떻게 보면 북한한테 유화적인 제스처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은 트럼프가 국내적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느낄 수가 있어요. 보셨겠지만 미국 국내에서 이미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이란에게는 소금을 주고 북한한테는 설탕을 준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비판을 받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의 아마 고민은 있겠죠.
◇ 정관용> 어때요, 그러면 앞으로 남북 간에 이런 개별관광 등등을 진행할 때 매번 미국하고 협의를 하는 것이 옳은 겁니까, 어떻게 보세요?
◆ 박원곤> 아니오, 저는 지금 이 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과연 이게 북한이 이걸 받아들일까 여부죠. 그러니까 이게 북한과 남북, 우리 문 대통령도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물밑 접촉이 있다. 그래서 북한과 어느 정도 좀 얘기가 된 상태에서 가면 괜찮은데요. 만약에 그렇지 않고 지금 미국이랑 이런 약간의 갈등을 보이면서도 우리가 뭔가를 이렇게 미국과 합의를 도출했는데 지금 생각하신 개별관광이라든지 그런데 북한이 이거 안 받겠다 해 버리면 우리는 어려워지는 거죠. 그런데 제가 걱정을 하는 게 저는 이게 북한이 받을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요. 일단 개별관광이라는 걸 북한이 한 번도 한국한테 남한 주민한테 허용한 적이 없어요.
◇ 정관용> 아직까지 없죠.
◆ 박원곤>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개별관광을 한다는 게 북한이 얼마만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조금 큰 틀에서 보면 북한이 한국한테 명확하게 원하는 것은 작년 2019년 1월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를 통해서 얘기했죠. 이거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전면 재개다. 이런 거와 같이 대량의 현금이 들어오는 것과 단체관광을 원한다고 분명히 얘기를 한 거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금강산에 대해서 지금 북한이 2월 말까지 한국 보고 시설 철거하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 정관용> 계속하는 주장이죠.
◆ 박원곤> 그런데 북한이 이미 금강산에 대해서 나름대로 복안이 있다고 판단이 되는데요. 시진핑 주석이 지난번에 가서 100만 명의 관광객을 보내겠다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대부분 국경지역에 있는 도시에만 가요. 그러니까 쓰고 있는 돈이 많지 않죠. 북한 입장에서는 금강산까지 끌고 오고 원산, 갈마랑 연결을 해서 2, 3일 더 있고 그만큼 외화를 쓰게 되거든요. 지금 북한이 금강산을 생각하는 것은 한국 관광객이 아니라 중국 관광객을 데리고 오기 위해서 시설을 정비하겠다는 그 의미거든요.
◇ 정관용> 그래서 대규모로 새롭게 개발하겠다 그거 아니겠습니까?
◆ 박원곤> 그래서 제가 우려하는 건 한국이 개별관광으로 가는 것은 북한한테 큰 인센티브가 안 된다는 거죠. 제가 정말 틀렸으면 좋겠는데, 북한이 이걸 받아들일 가능성이 저는 커보이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우리 정부가 개별관광 카드를 쭉 얘기할 때 북한하고 물밑접촉을 하고 하는 게 아닐까요?
◆ 박원곤> 저도 그러기를 정말 바라고요. 그런데 지금 겉으로, 그러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문 대통령이 얘기했지 않습니까? 비공식 채널이 있고 다양한 외교 채널 있다. 그런데 이게 그냥 눈으로 보이고 북한의 입장은 지난번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 1월 11일자 나온 거 다 보셨겠지만 거기에 한국 정부에 대해서 아주 명확한 얘기를 했어요. 더 이상 중재자 역할을 하지 말라 표현이 거치는데 끼어드는 거 필요 없다, 자중하고 있어라 이런 표현들로 정리가 되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그 대목에 대해서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간 관계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슨 언급이나 역할 등등에 대해서는 굉장히 날카로운 반응을 북한이 보였는데 남북 협력이나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한 표현은 쓴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을 했잖아요, 대통령이,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원곤> 이제 그 표현은 맞는데요. 지난 10월 5일날 스톡홀롬에서 북미 간의 협상이 결렬됐잖아요. 두 달 동안 제가 안 세봤는데 20번 가까이 북한에서 담화가 나왔어요. 거기에는 한국에 대해서 입장을 명확하게 했죠.
◇ 정관용>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 박원곤> 남북 관계에 대해서 딱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한국 정부는 더 이상 말 같은 것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 미국과 국제사회 제재 이탈해서 우리 민족끼리 공조로 가라. 딱 그거거든요.
◇ 정관용> 그 공조로 가는 개별관광 카드는 북한이 안 받을 거다?
◆ 박원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럼 다른 카드 뭐가 있을까요?
◆ 박원곤> 지금 카드가 마땅치 않아서 정말로 정부가 뭔가 사업을 개발확정사업을 통해서 한다면 저는 차라리 개성보다는 철도, 도로, 산림이 더 나아요. 3대 사업이고 북한이 훨씬 원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철도, 도로야말로 공사에 필요한 장비 같은 것 들어가는 것 전부 UN 제재를.
◆ 박원곤> 어차피 금강산을 하더라도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합니다. 철도, 도로, 산림도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합니다. 금강산은 어쨌든 돈으로 자금이 들어가니까. 그래서 지금 미국이랑 국제사회가 그걸 우려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이건 돈은 아니다.
◆ 박원곤> 아니죠. 그냥 남북 미래를 위한 것일 수 있고, 북한 핵 프로그램 자금으로 유용될 위험이 없죠.
◇ 정관용> 제재 유예를 받아서 철도, 도로 연결사업을 하는 게 나을 것이다.
◆ 박원곤> 특히 산림사업 같은 것은 당연히 그렇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여기까지 오늘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박원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동대학교 박원곤 교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