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나팔수' 日산케이 "韓언론 '기레기'로 불린다" 폄하

'취재기자에 광고 할당' 등 한국 신문 전체의 관행인 양 비판
'韓 때리기' 표적으로 언론 삼은 듯

일본에서 '아베 정권의 나팔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산케이(産經)신문이 한국 언론이 '기레기'(기자를 비하하는 말)로 불린다며 싸잡아 폄하하는 시리즈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극우 보수 성향의 산케이는 16일 '기레기로 불리는 한국 미디어 연구'를 주제로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취재기자에 광고 할당'이라는 제목의 첫 기사로 한국 신문업계를 비판했다.


이 신문은 시리즈 주제 중 '기레기'를 한글로도 표기하면서 언론을 야유하는 표현이라고 소개했다.

산케이는 우선 작년 말 경향신문이 특정 기업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내려 했다가 해당 기업이 약속한 협찬을 대가로 사장이 지시해 제작과정에 있던 해당 기사를 삭제한 사건을 문제 삼았다.

한국의 미디어 전문지인 '미디어오늘' 등을 인용, 당시 경향신문 사장과 기자 사이의 협찬금액 관련 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해당 기자는 사표를 냈고, 사장과 편집국장 등 간부들도 일제히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한국의 대형 미디어는 상당수 이런 문제를 묵살하고 있다"며 경향신문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가 한국 언론 업계 전체의 관행인 것처럼 보도했다.

아울러 판매 부수 기준으로 종합일간지 상위 10위 이내인 한 중견 신문사를 예로 들면서 취재기자가 소속된 편집국이 영업이나 판매로부터 분리돼 권력과 기업에 아부하지 않고 보도해야 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산케이는 해당 중견 신문사에 대해 기업을 취재하는 산업부는 물론 그 외 부서에도 자금 모집 할당량이 부과되며, 심지어 기업의 부정 등을 비판하는 사회부에도 연간 300억원이 할당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 기자가 중개하는 자금 모집의 일환으로 한국 신문사가 '시상식'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등의 기획을 신문사가 주최해 수상자가 상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기사를 게재하는 대가로 신문사가 '수상료'를 받는 구조라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지자체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가 중개해 신문사와 지자체가 이와 유사한 계약을 맺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시리즈에 대해 일본과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 언론의 현재를 보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과 가까워 살아 있는 권력을 거의 비판하지 않는 산케이신문이 '기레기'라는 표현까지 쓰면 한국 언론 전체를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 일본 언론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한 언론인은 산케이신문의 이번 시리즈에 대해 "한국 때리기 캠페인 일환으로, 새로운 타깃으로 한국 언론을 겨냥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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