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엔터 업종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른바 '버닝썬 사태'가 불거지고 한일 관계마저 악화하며 엔터업종의 주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버닝썬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YG엔터테인먼트[122870]는 지난해 주가가 무려 42.42%나 곤두박질쳤다. 코스닥의 방송·서비스(-16.7%)와 오락·문화(-17.4%) 업종 지수도 큰 폭으로 내렸다.
하지만 새해 들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해제 기대감이 고조되고 스타들의 컴백 소식도 전해지면서 실적 개선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YG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254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YG의 지난해 영업적자를 74억원으로 추정했다.
SM엔터테인먼트[041510], JYP엔터테인먼트[035900]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605억원과 4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4%와 1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권가에선 3대 기획사 중 YG의 실적 개선 호조세에 따른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랐다.
무엇보다 YG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빅뱅 복귀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4인 체제 빅뱅은 오는 4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활동을 재개한다. 블랙핑크도 오는 2월까지 예정된 일본 공연을 마친 뒤 컴백할 예정이다.
YG가 적자에 시달리던 방송 제작과 외식 부문 자회사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송 제작 부문 적자만 연간 최소 7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실적 턴어라운드의 확실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중 관계 해빙 무드에 한한령 완화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올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한국 방문이 확실시되고, 연내 중국에서 한류 스타들의 대규모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란 보도도 나왔다.
공연·문화 교류가 재개되면 3대 기획사 가운데 가장 많은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유한 SM이 가장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과 제이콘텐트리[036420]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막혀 있던 콘텐츠 수출 길이 열린다면 흥행 대작 제작 역량을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중소형 제작사보다는 대형 제작사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의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각각 67.2%, 12.7% 늘어난 705억원, 640억원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