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등 노사분규로 인해 조업이 중단된 기간인 '근로손실일수'가 지난해에는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19년 노사관계 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손실일수는 2018년 55만 2천일 대비 27.2% 감소한 40만 2천일로, 최근 20년 간 집계 중 가장 낮은 기록이다.
2000년대 초중반 100만일을 넘겼던 근로손실일수는 박근혜 정부 1년차인 2012년 93만 3천일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하다 탄핵정국에 돌입했던 2016년 203만 5천일로 치솟았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6만 2천일에 달했던 근로손실일수는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무분규 임단협 타결 등의 영향으로 근로손실일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노사분규건수는 141건으로 2018년 134건보다 오히려 5.2% 증가했는데 정작 근로손실일수는 줄어들었다.
이를 사업장 규모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노사분규가 발생한 141개 사업장 중 1000인 이상 사업장은 46개소로 2018년 26개소에 비해 76.9%가 증가했다.
반면 이들 사업장 1개소당 평균 분규 일수는 2018년 16.8일에서 2019년 9.9일로 41.4% 감소해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로손실일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ILO(국제노동기구) 비교 기준인 '임금노동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로 따져보면 최근 10년(2007~2017년) 동안 한국은 평균 42.33일을 기록했다.
이를 해외와 비교하면 덴마크 107.8일, 이탈리아 48.5일(2007년~2008년), 스페인 56.6일, 영국 23.4일, 미국 6.0일, 일본 0.2일로 한국의 근로손실일수는 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노동부 임서정 차관은 "장기간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노사의 인식 변화, 어려운 경제여건과 국민정서 등을 고려한 노사간 합의관행 확산, 당사자간 원활한 교섭을 위한 정부의 조정·지원제도 등"을 근로손실일수 감소 추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노사 관계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노사분규를 예방하고,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노사단체와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대화와 소통을 통해 노사 갈등을 줄여 나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