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조사위 출범] "‘그날’의 진압군인들, 양심 제보 쏟아져"

518조사위 출범, 국가보고서 남기는 최초 조사
20여 가지 권한 주어졌지만 강제수사권은 없어
조사위 인력 부족, 1명이 10개 이상 사건 맡아
양심의 CCTV 켜져 있어, 양심 제보 전화 다수
5.18 고백 운동, 털어놔야 후손들이 자유로워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7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송선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 정관용> 5. 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이 특별법이 제정된 지 2년 만에 늑장출범, 지난 3일 출범을 했습니다. 송선태 위원장 연결해 봅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송선태> 안녕하세요.

◇ 정관용> 왜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까, 정말?

◆ 송선태> 일단 법이 시행된 지가 15개월 지났고 대통령 임명을 하고 한 지 한 11개월 지났죠. 자유한국당에서 재추천이 늦어져서 이제 출범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이제라도 뭔가 할 수 있을까요 ?

◆ 송선태> 당연히 해야죠. 해야 되는데 40년 해묵은 과제이긴 하지만 특별법을 제정해서 하는 최초 조사이고 국가보고서를 남겨야 하는 최초 조사기 때문에 아래로부터 시작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이제까지 9번 국가기관의 조사가 위에서 반란, 반란수괴, 내란, 내란수괴, 내란 목적 살인만 이렇게 입증하기 위한 조사였다면 대대장급 이상만 했죠. 밑에 장사병부터 현장에 투입됐던 사병부터 조사해서 올라가면 보텀업 방식으로 올라가면 언젠가는 실권자하고 만나고 또 진압작전을 완전 재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총체적인 진압작전 재구성을 하다 보면 또 양심적인 제보, 또 양심CCTV가 살아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양심 CCTV?

◆ 송선태> 네. 처음 참여한 당시 진압군인들. 많은 제보와 전화가 오고 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송선태> 네.

◇ 정관용> 하기는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그 사이에 9번이나 조사가 있었어요. 과거사위원회 했고 검찰조사 있었고 다 있었죠, 사실?

◆ 송선태> 그렇습니다. 세어보니까 그렇게 많더라고요. 한 10번째 조사인 셈이죠. 그런데 10번 조사할 때마다 똑같은 얘기가 과제로 남아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계속 같은 과제예요. 최초 발포 명령자가 누구냐, 혹시 암매장한 게 있느냐. 어디냐, 이런 것들 아닙니까? 제일 핵심적인 게. 헬기 사격 여부 이런 것들이고.

◆ 송선태>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우선 궁금한 건 지금 활동 시한이 언제까지죠?

◆ 송선태> 향후 2년간하고 필요하다고 하 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서 1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거 위원회의 공식 출범 이후 이렇게 되는 겁니까?

◆ 송선태>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 3년이네요. 장기적으로. 그다음에 여기 무슨 수사권 이런 게 있어요?

◆ 송선태> 강제수사권은 없죠. 그리고 사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조사하는 방식이 이제 동행명령하고 그게 2회 이상 안 되면 강제구인도 안 되고 그냥 고소고발할 수 있게 돼 있고. 그다음에 압수수색 의뢰권이 있고 그다음에 검찰총장에게 수사의뢰를 할 수 있고 국회의 특별검사를 임명 요청할 수 있고 감사원에 감사청구하는 등 약 20여 가지의 권한은 주어져 있는데. 독자적 강제조사권은 없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검찰 수사권 정도까지는 아니 지만 그래도 과거사위 조사보다는 훨씬 강한 권한들은 있군요.

◆ 송선태> 그렇습니다. 진일보한 조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인력은 충분합니까?

◆ 송선태> 인력은 지금 조사 대상이 작게는 6개, 중분류로 하면 15개 과제이고 세세하게 말하면 한 300여 건이 넘을 것 같은데 고작 정부 파견 공무원 빼면 34명입니다. 이걸로는 한 사람이 10가지 이상의 사건을 짊어지고 가야 됩니다. 턱없이 부족합니다.

◇ 정관용> 예산도 부족하겠네요,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월 18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39주년 기념식 후 희생자 조사천 씨의 묘역에서 유가족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송선태> 예산은 이제 국회에서 결정해 준 대로 저희들이 써야죠, 뭐. 어디서 가져올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향후 내년도부터는 이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국회와 기재부에 설명을 하겠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되면 내년부터는 인원 도 더 충원도 가능하고 예산 증액도 가능은 한 겁니까?

◆ 송선태> 임기 말이기는 하지만 20대 국 의 지금 증원요청 50명을 추가해 달라는 법안은 올라가 있는데 아마 무망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러면 일단 과제를 좀 줄여서라도 충실한 결론이 나오도록 좀 유도를 하셔야 될 것 같고. 아까 처음 말씀하실 때 최초로 국가보고서가 나오는 위원회다, 이런 표현 쓰셨는데 그게 무슨 의미죠?


◆ 송선태> 이제까지 5.18조사 9번 했는데 국가보고서는 한 번도 없고요. 세계적으로도 과거사 청산 국가보고서를 채택한 나라가 15개국 정도 있는데요. 국가보고서는 5.18 조사 결과를 정사로써 국가가 공인한다는 의미가 있겠고요. 그다음에 국가가 조사위의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라고 하는 강제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피해자 명예회복이나 재발방지 대책,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정치적 화해조치, 국민화해민주발전조치 이런 것들을 국가가 이행토록 돼 있기 때문에 약 7가지를 권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 정관용> 공식 역사로 기록이 될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권고까지 들어가는 그것이 국가보고서의 성격이고 의미다 이 말씀?

◆ 송선태> 네.

◇ 정관용> 이제 아까 송선태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밑에서부터 조사한다. 그리고 지금 제보들이 더 쏟아지고 있다. 양심CCTV가 뭐예요?

◆ 송선태> 그때 당시의 자료를 작성하고 보관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도 군인이었을 거고, 제대는 했지만. 그다음에 살상행위를 하고 똑같이 피해자하고 똑같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 국민들. 이 사람들을 양심의 내비게이션이나 CCTV가 켜져 있다고 봐요. 꺼져 있다가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제보 또 용기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 여건 조성 이런 게 더 필요하다, 이런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이미 그런 제보가 오고 있습니까?

◆ 송선태> 방금도 제가 11공수 62대대 어떤 하사관한테 전화를 받았는데요. 그날의 얘기를 조금씩 털어놓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럼 이런 분들이 더 제보할 수 있도록 그런 분들은 좀 면책해 줘야 되는 거 아닐까요.

◆ 송선태> 저희 나라의 지금 특별법도 그 렇지만 진실, 화해를 추구하기 때문에 처벌이 목적이 아니고 지금 특별법에도 감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사면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 진실을 말하면 사회적 용서와 지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면 더 많은 제보, 더 많은 양심의 CCTV들이 와야 진상을 밝힐 수 있고 정말 범죄의 책임이 누가 있는지가 드러날 거 아니겠습니까?

◆ 송선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가실 건가요.

◆ 송선태> 시민사회, 종교단체 그다음에 지식인 사회가 이런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국적으로 전개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제가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일종의 고백운동 이런 건가요?

◆ 송선태> 5. 18고백운동입니다. 5. 18 파레시아(parrhesia) 라고도 할 수 있고 영어로는 5. 18고백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이제는 털어놔야 본인 도 자유롭지 않을까요? 자유롭게 되고.

◆ 송선태> 후손들이 더 자유롭겠죠.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알겠습니다. 기대를 갖고 5. 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송선태> 응원해 주십시오.

◇ 정관용> 송선태 위원장이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