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운용은 개인고객 투자금 2436억원과 신한금융투자에서 받은 대출금 3500억여원 등을 합쳐 6000억원 가량의 무역금융펀드를 운용했다. 이 가운데 40%를 글로벌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인 IIG의 헤지펀드 STFF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IIG의 등록을 취소하고 관련 펀드 자산을 동결하는 긴급 조치를 단행했다. SEC 조사에 따르면 IIG 헤지펀드는 작년 말 투자자산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됐는데도 이를 속인 채 '가짜 대출 채권'을 판매한 혐의가 드러나 기소됐다. 또 기존 고객 환매가 들어오면 신규로 받은 투자금으로 돌려막는 일종의 다단계 수법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이 IIG의 헤지펀드 부실을 알고도 이를 국내 투자자에게 숨긴 채 펀드 장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았다고 보고 있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사에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출, 증권 대여, 자문, 리서치 등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사인 신한금융투자도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안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R사가 라임운용 측의 사기나 기망을 이유로 계약 무효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계약이 파기되면 아예 투자원금 전액을 손실 처리 해야 한다.
라임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우리은행, 대신증권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률을 앞세워 개인 큰손들에게 경쟁적으로 팔렸다. 기존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자금으로 연 5~7% 안팎 수익으로 상환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