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인해 비례대표 의석이 지난 총선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민주당은 어떤 후보자를 앞세워 당의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할지 고심이 한창이다.
민주당이 지난 26일 발표한 영입인재 1호 최혜영(40)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은 40대, 여성, 장애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현재 국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50대, 남성과는 거리가 멀면서 동시에 장애인 인권을 위해 일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청년, 여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영입이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영입대상으로 거론됐던 '이남자'(20대, 남성) 또한 계속해서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어, 영입이 확정될 경우 최 이사장 영입과 함께 20~40대의 청년층을 고려했다는 이미지에 방점을 찍을 수 있게 된다.
최 이사장이 지역구에 출마하게 될지, 비례대표 명부에 이름을 올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 장애인 영입인사들이 주로 비례대표로 선출된 점을 감안하면 비례대표의 가능성이 다소 높다.
한 민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례대표가 더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입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20대 남성 후보도 지역구보다는 비례대표의 가능성이 높다는 당내 기류가 읽힌다.
대입과 취업, 결혼, 출산 등 실제로 청년들이 겪고 있는 생활의 문제를 실제로 접해 온 20대 청년을 영입할 경우 정치 경험이 부족할 뿐더러 당선 가능성을 감안할 때 비례대표가 조금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우 민주당이 대략 10명대 중반 안팎으로 비례대표를 배출했던 만큼 다양한 분야의 인재 영입이 가능했다.
13명이 당선된 20대 총선 때도 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대표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언론인 출신 김성수 의원, 교수 등 전문가 출신인 최운열, 박경미 의원, 보좌진과 정치평론가를 지낸 이철희 의원, 농어민 대표 김현권 의원, 법조인 이재정 의원 등이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입했다.
장애인과 청년의 몫으로 앞서 언급된 2명의 인재를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 올릴 경우 활용할 카드가 5장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외교·안보, 언론 등 주요 분야의 전문가, 성별·세대별 배분, 당직자 등 다양한 조건들을 모두 고려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출마와 지역구 출마를 구분하지 않고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영입된 인재가 지역구로 출마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구별로 현역의원과 예비후보 간에, 또는 다른 정당 의원이 현역이거나 불출마 등으로 현역 의원이 없는 경우에는 지역위원장이나 예비후보 간에 치열한 경선이 예고되는 상황이어서 정치 신인이 이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경선에서 꺾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가 27일 열린 당 전략공천위원회 첫 회의에서 "당 대표를 맡으며 전략 지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동안 전략지구를 잘못 선정해 부작용이 생긴 경우가 너무 많았다"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전략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영입 신인들의 지역구 출마를 쉽지 않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특별한 컨셉을 잡고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사회적 요구가 커진 '공정'과 '민생' 등의 가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비례대표 후보 또한 이와 관련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국 사태 등으로 인해 여권에 등을 돌린 중도층의 민심을 잡아야 함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층에서의 지지를 회복해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인재에게 비례대표 앞 번호를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예전처럼 각 사회 분야별 배분이나 특정한 컨셉을 정한 채 인재 영입에 임하지는 않고 있다"며 "보다 넓은 시각으로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여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치는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