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天時, 하늘의 때)와 지리(地利, 땅의 이점)를 갖췄으니 인화(人和, 사람의 화합)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며 양국 관계 발전과 교류협력의 활성화를 희망했다.
천시, 지리, 인화는 맹자(孟子)가 나라를 다스리고 큰일을 성사시키는 데 필요한 요건으로 꼽은 것들이다.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 계기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 당시에는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진전 상황을 거론하며 "일이 이뤄지는 데에는 천시, 지리, 인화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가고 있다"고 표현한 바 있다.
다만,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 맥락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한중 양국의 관계 발전을 강조하는 쪽에 가까웠다.
또 문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을 의식한 듯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교류협력 활성화를 희망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주석님과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며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며 시 주석을 초청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건국 70주년 기념행사'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축하드리며 한국의 독립사적지 보존·관리에 관심을 갖고 힘써 주신 시 주석님과 중국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나는 대통령님과 함께 양자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중정상회담은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에 이어 약 6개월 만이며 문 대통령 취임 뒤 6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