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은 당시 서울 강남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던 박씨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붙였다.
당시 인천지검은 국적을 포기한 학부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한 학부모의 위조 여권이 발견되자 일대 유학원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박씨에게도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무언가 큰 사건을 덮기 위한 검찰의 기획 수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검이 맞물린 시기였고 12월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당시 인천지검장과 차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대선 인수위의 파견 검사였다.
"체포 직후 대대적으로 언론에 공표됐는데, 정작 위조 여권이 발견된 곳은 다른 유학원이었고 이마저도 뒤늦게 약식기소가 됐죠."
징역 2년 6개월. 박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문서 위조와 조세포탈, 업무방해죄였다.
2014년 9월 30일 출소한 박씨는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자신의 사연을 알리고 싶었다.
체포 과정에서 변호인에게 이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점, 경찰 조사를 하지 않고 검사가 직접 인지 수사를 하고 구속 기간이 만료된 뒤 공소를 제기한 점 등의 의문점이 풀리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그는 100번이 넘는 '지는 재판'을 했다.
"체포당하는 사람의 권리는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하나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요."
당시 인천지검장과 차장검사, 수사계장을 고소했지만 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작비는 전북 군산 부모님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렸다. 제작비를 아끼려 실내 촬영은 대부분 집에서 해결했다. 재판 장면은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촬영됐다.
부모님 집 옥상엔 교도소를 표현한 세트가 지어져 있고 한쪽은 편집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기관과 세미나를 다니며 영화를 배웠다.
100분짜리 영화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상영됐다.
"저 같은 초보 감독한테는 기회가 없어요. 지금 시국이 정치 검사에 의해 피해를 당한 국민이 많고 정의를 외치는데 그런 국민에게 상영의 기회를 가지고 싶습니다."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일까. 군산 작업실에서 지나온 날을 하나씩 되짚어가는 그의 얼굴은 그리 어둡지도 않았다.
인터뷰 중 영화 '법피아' 예고편을 보여준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검사들을 처벌할 수 있는 기관이 대한민국에 어디에 있습니까. 아무도 할 수가 없어요. 심정은 검찰 조직을 없애고 싶은데, 그럴 순 없고 대신 공수처를 설치해야 합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공수처 설립 시위와 촬영을 위해 매주 서울 광화문을 찾는다. 조만간 유튜브를 통해 '정치검사'들의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인천지검은 "2012년 과테말라 여권을 위조한 여성이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적발된 뒤 외국 국적 허위취득 비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인천지검은 또 ""수사의 전문성 차원에서 직접 수사했고 체포 당일 변호인에게 사실을 통지했다"며 "공소 제기 역시 구속 기간 만료 하루 전에 처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