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극단적 선택, '악플'이 영향 미쳤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성인남녀 1000명 대상 댓글 폐지 등 설문조사
조사대상 97.7%, '악성 댓글'이 연예인 극단적 선택에 영향 미쳤다고 응답
10명 중 8명은 연예뉴스 댓글 폐지 찬성
"댓글·실검, 생산적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 필요"

(표=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 이후 악성 댓글(악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며 인터넷포털 다음이 연예뉴스 댓글을 전격적으로 폐지한 가운데, 국민 대다수가 연예인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에 '악플'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민병욱) 미디어연구센터에서는 20대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댓글 폐지와 실검 폐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았다. 해당 결과는 지난 17일 발간한 '미디어이슈 5권 6호-댓글 폐지, 실검 폐지에 대한 국민 인식'(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에서 공개됐다.

최근 악플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들의 소식을 알고 있었는지 알아본 결과, 응답자의 98.1%가 해당 소식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성별, 연령 등 응답자 특성에 관계없이 매우 높은 사전 인지도를 보였다.

이에 최근 연예인들의 극단적 선택에 악플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지 묻자 97.7%가 악플의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가운데 약간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사람은 25.1%p에 그쳤으며, 나머지 72.6%p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 역시 성별, 연령과 무관하게 영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일관성 있게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표=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카카오는 지난 10월 31일 포털 다음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다. 당시 카카오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장으로써 댓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소통과 공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존재해 왔다"며 "이를 개선하고자 오랜 시간 다양한 고민의 과정을 거쳐 왔고, 그 첫 시작으로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 잠정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 10명 중 8명도 카카오의 이 같은 조치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카카오의 다음 연예뉴스 댓글란 폐지 조치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응답자의 80.8%가 카카오의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대한다'와 '관심 없다'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8.6%, 10.6%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의 경우 88.2%가 댓글란 폐지에 찬성했으며, 반대와 무관심 입장은 4.9%와 6.9%로 소수에 그쳤다. 이에 비해 지지한다고 밝힌 남성 응답자의 비율은 여성에 비해 14.5%p 적은 73.7%로 확인됐다.

네이버 등 다른 인터넷 포털에서도 연예뉴스에 대한 댓글란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하는 응답자도 전체의 85.0%에 달했다. 연예뿐 아니라 정치, 사회(사건·사고) 등 다른 주제섹션의 댓글란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55.5%의 응답자들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이번 조사 결과에 관해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댓글과 실검의 존재 이유는 인터넷포털의 돈벌이 수단을 넘어서서, 이용자들의 건강한 소통과 정보 소비에 기여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의 댓글과 실검은 그러한 기능은 고사하고 부작용과 폐해를 더 많이 양산하고 있다고 일반 시민들이 느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 선임연구위원은 "댓글과 실검이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패널에서 성별, 연령대 및 거주지역을 기준으로 할당해 모집했다. 실사는 2019년 12월 2~8일까지 이뤄졌으며, 응답완료 기준 응답률은 18.4%(이메일 발송 6,778건, 조사접속 1,872명, 응답 완료 1,248명, 최종 분석 1,000명)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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