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지난 13일 오후 11시 베이징 신문판공실 청사에서 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중.미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측 발표에 따르면 1단계 합의문은 선언,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식품 및 농산물, 금융 서비스, 환율 및 투명성, 무역 확대, 쌍방의 (합의 이행) 평가 및 분쟁 해결, 마무리 등 9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우선 농산물을 포함한 중국 상품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구매 계획까지는 언급하지는 않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는 240억 달러인데, 중국은 여기에 더해 향후 2년 동안 320억 달러(37조 5천억원)를 더 구매하기로 해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약속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쥔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중국은 합의 실행과정에서 미국 농산물 수입을 큰 폭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도 "중국은 우수한 품질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미국 농산물 구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닝 부주임은 시장화의 원칙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준수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는데 미국의 요구를 무작정 수용할 수만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는 지식재산권 보호 등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 왔던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은 "합의 내용이 이행되면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고, 시장 진입의 문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국 내 외국 기업들의 권익이 더욱 잘 보호되는 한편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권익 또한 잘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고율 관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단계적으로 대중 가중 관세를 취소함으로써 가중 관세가 높은 상태에서 낮아지는 쪽으로 변하도록 하는 데 미중 양측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은 미국이 일부 현행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중국도 이달 15일부터 미국 상품에 추가로 부과키로 한 고율 관세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로 내년에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3% 가량 늘 것이라는 미국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분석이 나왔다.